‘동부하이텍에 이어 한국바스프까지…’
한국바스프가 내달 1일부터 울산에 있는 스타이렌모노머(SM) 설비 가동을 중단한다. 지난해 12월 같은 지역에 있는 동부하이텍 SM설비가 셧다운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한국바스프와 동부하이텍이 SM 가동을 중단한 이유는 원료가격이 너무 높아 제품을 생산해도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SM 국제가격은 FOB Korea 기준 t당 1천310~1천32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SK에너지에서 공급받는 에틸렌 가격은 t당 1천490달러에 달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동부하이텍은 SK에너지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한 SK에너지로서도 방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SM메이커 두 군데가 가동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시황악화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점점 많은 기업들이 수익 악화를 이유로 감산 혹은 가동중단을 결정하지 않겠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석유화학업계 CEO들은 올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목소리를 이구동성으로 내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하강에 따른 업계의 준비는 여전히 미흡하다.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동의하지만 막상 실천 의지는 없다.
지난해 SM을 포함한 스타이렌계열 제품의 경우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통합 등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울산산단 내 설비를 합쳐 덩치를 키우기를 희망했지만 기업별 이해관계가 달라 결국 무산됐다.
새해 들어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CEO 마다 “경기 하강에 따른 M&A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정작 구조조정 실천 의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구조조정은 해야하지만 우리 회사만은 예외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문제의식만 갖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동부하이텍, 한국바스프 등의 사례는 앞으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2008년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도약과 퇴보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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