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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배터리 핵심소재' 출사표…화학소재 경쟁 본격화

포스코케미칼, 양극재·음극재 증설 가속
LG화학·삼성SDI, 소재생산 합작법인 구축
SKC, 동박 제조사 인수…두산, 전지박 첫발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등록 : 2020-02-26 11:22

글로벌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이 10년간 20배 가량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부품·소재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온 2차전지의 4대 구성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은 국내 주요 그룹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2공장 설비 모습[사진=포스코케미칼]

그룹 차원에서 2차전지 소재를 키우겠다고 공식화한 포스코는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 17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 지난해 3월 양극재와 음극재 계열사를 합친 포스코케미칼을 출범시켰다.

포스코케미칼은 같은해 7월 광양 율촌산단 내 6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 1단계 생산설비를 준공했다. 양극재는 베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향후 광양공장에서 연산 8만톤까지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간다. 구미공장까지 합치면 연산 9만톤에 육박, 이는 60KW급 전기자동자 배터리 74만대에 공급 가능한 물량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규모는 2018년 197만대에서 2025년 1170만대로 연평균 33% 이상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양극재 수요는 2019년 46만톤에서 2025년 약 275만톤까지 6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향후 고객사 수요에 따라 증설을 계획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향후 3년간 전기차용 2차전지 제조사 LG화학에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니켈계 양극재 대규모 수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사업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음극재 투자 속도는 더 빠르다. 지난해 11월 세종시 소정면 첨단산업단지에 음극재 2공장 건설을 마치자마자 곧이어 1254억원을 투자해 2만2000톤 규모의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다.

포스코케미칼은 축구장 약 13개 크기인 10만6086㎡ 면적의 부지에 음극재 2공장을 단계적으로 조성, 연산 7만4000톤의 음극재 생산 체제를 갖춘다.

시장은 2차전지 시장이 연평균 37% 이상 성장하면서 음극재 시장은 2019년 44만톤에서 2025년 166만5000톤으로 커질 것으로 회사 측이 예상했기 때문에 연이은 투자 결정이 가능했다고 해석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시기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고객사 수요에 따라 증설 계획을 세워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 LG화학 청주공장 전경[사진=LG화학]

◇ 2차전지 제조사 LG화학·삼성SDI, 양극재 공급선 확보 총력

LG화학은 포스코케미칼 등에서 공급받는 것 외에도 내재화를 통해 양극재를 확보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양극재는 가장 중요한 소재이다보니 내재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충북 청주와 전북 익산공장에서 각각 2만5000톤, 5000톤 규모로 양극재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에는 구미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2024년까지 연간 생산능력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LG화학은 청주, 익산, 구미 공장 등 내재화를 통한 양극재 확보로 내부 수급 비중을 확대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2차전지 원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2018년 4월 양극재 구성재료인 코발트 생산능력 1위 업체 중국 화유코발트와 연산 4만톤 규모(고성능 전기차 기준 40만대분)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양극재 합작법인은 중국 장수성에 연내 완공될 예정으로 여기서 생산된 양극재는 중국 남경의 LG화학 배터리 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사용된다.

삼성SDI도 중견기업과의 협업을 선택했다. 삼성SDI는 이달 초 양극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각각 40:60 지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양사는 1200억원을 투자해 경북 포항시에 양극재 생산라인을 착공한다. 오는 2022년 1분기 양극재 생산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작으로 에코프로비엠은 다양한 양극재 생산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삼성SDI는 보다 안정적으로 양극재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 KCFT가 지난해 10월 세계최초로 생산한 초극박 동박

◇ SKC, 동박…두산, 전지박 '인수'

SK그룹 화학계열사인 SKC는 최근 1조9000억원에 세계 1위 동박 제조사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KCFT)를 품었다. 이로써 2차전지 제조사인 SK이노베이션과의 협업이 기대되고 있다.

동박(銅箔)은 2차전지 4대 구성요소 중 음극재에 해당한다. 구리박막을 얇게 펼쳐 2차전지에 전류를 흐르게 해야하는 고도의 공정기술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이다.

KCFT는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동박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4㎛ 초극박 전지용 동박 생산 성공하며 2차전지 경량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

글로벌 동박 제조사는 6~7개 업체에 불과하다. 그간 유동성 문제로 한국과 중국 등 일부를 제외하면 증설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향후에도 연간 1~2만톤 정도의 증설만이 계획돼 있어 수요 우위 심화가 전망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동박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용 2차전지용 동박 시장은 향후 7년 간 17배 성장한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동박 수요가 연평균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SKC는 향후 글로벌 고객사 수요를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2차전지 고객사가 있는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증설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2014년 룩셈부르크 전지박 제조사인 서킷포일을 인수해 동박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면서 2차전지 소재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5년 간의 준비 끝에 두산그룹은 동박의 일환인 전지박의 성장성에 무게를 두고 지난해 10월 분할상장을 진행, 두산솔루스를 출범했다.

두산솔루스는 헝가리에 연간 5만톤 전지박 공장을 건설 중으로 올해 상반기 완공한다. 헝가리는 독일 완성차 OEM과 가깝고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전기차 2차전지 공장이 있어 꾸준한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 롯데알미늄이 24일(현지시각) 헝가리 외교통상부에서 헝가리공장 투자발표회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에쉭 로베트르(ESIK Robert) 투자청장(왼쪽에서 두번째), 미쟈르 레벤테 (Magyar Levente) 외교통상부 차관 (왼쪽에서 세번째),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이사(왼쪽에서 네번째)[사진=롯데알미늄]

◇ 롯데케미칼에서 롯데알미늄으로 소재사업 재도전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일본 배터리 소재기업인 히타치케미칼을 인수를 계획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발을 뺐다. 당시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히타치케미칼 인수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어 다른 방법을 고안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신동빈 회장의 복안은 2차전지 소재사업 진출로 해석되는 가운데, 롯데는 롯데알미늄을 통해 최근 헝가리 양극박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국내 최대의 종합 포장 소재기업 롯데알미늄이 롯데그룹의 친환경정책에 발맞춰 배터리용 양극박 등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일환이다.

양극박은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알루미늄박이다. 양극박은 알루미늄 포일(Foil)형태로 전기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된 전자를 모아서 방전시 필요한 전자를 공급한다.

롯데알미늄은 헝가리 터터바녀(Tatabanya)산업단지에 1100억을 투자, 오는 4월 착공해 2021년 상반기에 완공한다. 해당 공장에서 매년 1만8000톤의 양극박을 생산해 유럽지역 수요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2차전지 소재업체 관계자는 "중견기업과의 합작형태로라도 대기업들이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올해부터 5년간 2차전지 소재사업은 호황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