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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 잇단 미국통 영입, 왜?

한화솔루션, 부시 가문 사외이사 선임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김종훈 외교통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미국 3M 본사 근무
트럼프 대통령 보호무역 강화 대비 차원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20-02-26 10:58

▲ (왼쪽부터)한화솔루션 사외이사 어맨다 부시, SK이노베이션 이사회 김종훈 의장, LG화학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

에너지업계가 잇따라 미국통 인사를 영입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체제 이후 미국이 보호무역 체제와 에너지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부흥에 성공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분석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제1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신규 사외이사로 미국 변호사이자 에너지산업 컨설턴트인 어맨다 부시(Amanda Bush)를 선임했다.

어맨다 부시는 미국 최고 정치가문인 부시 대통령 가문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의 남편인 조지 P. 부시는 미국 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HW. 부시의 손자이자, 43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W. 부시의 조카이다.

부시 가문은 미국에서 에너지산업이 가장 발달한 텍사스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미국 최대 원유 및 가스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최대 수출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미국과의 에너지사업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상당량의 태양광설비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한화에너지는 경남 통영에 LNG 발전소 및 터미널을 건설하고, 여기에서 사용되는 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트레이딩사업까지 계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의사결정권이 있는 이사회 의장에 국내 최고 통상전문가로 꼽히는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했다.

김 의장은 외무고시 8회로 외교부에 발을 디뎌 주 미국대사관 참사관, 제네바 공사를 거쳐 2002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지냈으며, 특히 2006년 한미 FTA 협상에서 한국측 수석대표를 맡았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계속해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을 정도로 외교력을 인정받았다.

SK이노베이션이 김 의장을 영입한 배경에는 갈수록 미국과의 협력이 긴밀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4사 중 미국산 원유 수입 규모가 가장 많은 것은 물론 미국 텍사스주에서 석유개발(E&P)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아예 E&P사업본부를 휴스턴에 설치했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조지아주에 1조9000억원을 투입해 9.8GWh 규모의 배터리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최태원 회장은 미국 배터리 사업이 잘될 경우 최대 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미국 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법원에서 LG화학과 배터리 영업기밀 침해 및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LG화학이 2018년 11월 처음으로 외부 영입한 최고경영자인 신학철 부회장은 전 3M 수석부회장으로, 미국시장을 꿰뚫고 있는 사업가로 정평이 나 있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입사해 이후 필리핀 지사장, 미국 본사 비즈니스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 국외사업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LG화학 역시 미국에서의 사업활동이 확대되고 있다. 2012년 미국 미시건주에 5GWh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활발히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GM과 합작으로 오하이오주에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들이 미국통 인물을 영입하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에너지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있어 미국시장을 잘 알고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사 영입이 중요해졌다"며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보호무역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이 이에 대비하려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