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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측 사내이사 후보 사퇴, 3자연합 내부 균열?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자진사퇴하며 "현 경영진 지지"
3자연합 "사실과 달라"…조현아 인맥설·내부 직원 반발에 부담?
3자연합, 타격 불가피…"전문경영인 도입" 명분 잃고 불협화음 수면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20-02-18 15:49

▲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이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후보직을 자진사퇴했다.

조 전 부사장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물인 김 전 상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하면서 물러남에 따라 3자연합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전 상무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3자연합과의 불협화음이 표면화되면서 3자연합의 결속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전날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3자연합이 본인을 사내이사 후보로 내정한 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칼맨(KALMAN·대한항공 임직원을 지칭)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3자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3자연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3자연합 관계자는 "김 전 상무는 3자연합의 주주제안과 비전을 다 듣고 확인한 이후 사인했다"며 "본인 동의를 얻어 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상무는 이날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고 저희는 후보자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데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김 전 상무가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사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출신으로서 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이 추천한 이사후보가 되는 것에마음의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상무는 조 전 부사장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그는 대한항공 재직시절 호텔사업부문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고 상무보 승진 이후엔 계열사인 한국공항으로 옮겨 지상조업 업무를 수행했다.

조 전 부사장은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부로 입사한 이후 대한항공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2002년)을 역임했다. 당시 호텔사업본부 소속이던 김 전 상무와 같이 근무했다.

이에 한진그룹 안팎에선 김 전 상무가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직원들의 여론도 악화됐다. 지난 14일 대한항공 노조에 이어 17일에는 한진, 한국공항 노조들도 함께 성명서를 내고 3자연합의 주주제안과 사내외 이사 후보진을 맹비판했다.

김 전 상무의 갑작스런 사퇴로 3자연합은 당황한 모양새다. 3자연합은 스스로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으로 칭하면서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문경영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김 전 상무를 포함한 총 8명의 사내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그러나 후보 추천 이후 5일 만에 김 전 상무가 자진사퇴한 것이다. 특히 김 전상무가 3자연합이 추천한 상근 사내이사 후보 중에 유일하게 항공업 경험이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3자연합은 김 전 상무를 "참신하고 전문성을 갖춘 경영인"이라고 추천했다.

김 전 상무의 사퇴로 전문경영인 도입을 촉구했던 3자연합은 대의명분을 잃은 셈이다. 김 전 상무 외에 사내이사 후보 중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가 풍부한 항공업 경험을 갖고 있긴 하지만 평상시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됐다.

따라서 이제 3자연합에는 항공업 경험이 있고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사내이사 후보가 없는 상황이 됐다. 주주제안 시한이 종료됐기 때문에 타 후보 추천은 불가능하다.

이에 3자연합의 향후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상무의 사퇴로 사내외이사 후보는 기존 8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3자연합이 8명의 사내외이사 후보를 제안하며 다수파를 형성해 한진칼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전략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거친 뒤 다음달 초 한진칼 이사회를 열어 3자연합에 맞설 수 있는 이사진 후보들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