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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너 마저"…비상경영 선포한 '신의 직장'

정유부문 적자, 인력 재배치
성과급 대폭 축소로 험난한 임단협 예고
모기업 아람코 실적 악화로 CEO도 눈치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20-02-18 12:56

▲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연봉에 수준 높은 복지와 근무여건을 자랑했지만, 최악의 시황으로 정유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인력 재배치 등 비용절감이 경영 최우선 목표가 됐다. 특히 모기업 아람코(ARAMCO)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그룹 전반의 분위기가 무겁게 흐르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쓰오일은 일부 조직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에쓰오일의 조직 재편은 대체로 적자가 발생한 정유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은 정원 축소를 위해 희망퇴직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2014년 2900억원 영업적자 이후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정유부문에서는 25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2년 전 1000%에 달하던 성과급이 올해는 대폭 삭감이 불가피해지면서 노조와 험난한 임금 및 단체협상이 예상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4년 적자 때도 비상경영에 돌입한 바 있지만 최근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다. 여기에는 모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의 실적 악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는 석유 이외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12월 야심차게 자국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실적 악화와 잇따른 테러 등으로 현재 주가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는 상장 첫날 35리얄에서 한때 38리얄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33리얄을 기록 중이다.

아람코는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 매출 2171억달러, 영업이익 1368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감소, 영업이익은 14%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예멘 후티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원유 및 정유시설이 파괴됐고, 올 1월에도 공격을 받았다. 사우디는 세계 원유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하루 970만배럴을 생산하며 산유국 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3년 단위로 바뀌는 CEO가 모두 아람코 출신이기 때문에 아람코 영향을 더욱 받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부임한 후세인 A. 알카타니(Hussain A. Al-Qahtani) CEO는 아람코 조인트벤처 관리부문장과 아람코와 미국 셸의 합작사인 사스레프 사장을 역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석유시황 악화가 단순히 수요,공급 문제가 아닌 연비 향상, 에너지전환 등의 구조적 문제란 점에서 이번 에쓰오일의 비상경영이 기존보다 더 심각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직원 혜택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8년 기준 1억3760만원으로, 직장인 평균 연봉 3634만원의 3배가 넘는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 병원비 및 건강검진이 지원되고, 자녀의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비가 지원되는 등 최고 수준의 복지혜택이 제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