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릴' 경쟁사 필립모리스 손잡고 수출 시동

송고 2020.01.29 15:03 | 수정 2020.01.29 15:05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3년간 아이코스 유통망 활용 글로벌 개척

백복인 KT&G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KT&G 전자담배 '릴' 글로벌 수출 계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BN

'경쟁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손을 맞잡은 KT&G 전자담배 릴(lil) 사리즈의 주요 수출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G는 유럽 및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아이코스(IQOS)'를 판매 중인 PMI의 유통 체인망을 이용한 수출길 개척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2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KT&G-PMI GLOBAL COLLABORATION’ 행사를 열고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백복인 KT&G 사장과 안드레 칼란조풀로스(André Calantzopoulos) PMI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각사 고위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명식과 기념촬영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계약으로 KT&G는 △릴 하이브리드 △릴 플러스 △릴 미니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 등 4종을 PMI에 공급한다. PMI는 이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KT&G 릴은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이후 편의성과 휴대성 면에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전자담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릴 하이브리드는 KT&G의 독자적인 기술이 집약된 차별화된 제품으로 혁신성을 높이 인정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각종 국제 박람회에 공개돼 해외 바이어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에 KT&G는 국내외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릴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과 유통망 확보를 위해 글로벌 메이저 담배기업인 PMI와 손을 잡았다. PMI 역시 KT&G를 전략적 동반자로 선택해 릴을 통해 혁신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PMI는 우선적으로 전세계 50개국에 릴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KT&G는 PMI에 제공하는 제품 관련 일정 부분 로열티를 받는 구조로 비즈니스 모델을 짰다. 최초 계약 기간은 3년이지만, 향후 성과가 좋을 경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체결도 가능하다.

양사는 더 많은 국가에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올해 안에 신속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구체적인 출시 예정국가와 수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미국은 출시 예정국가에서 제외시켰다.

현재 PMI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아이코스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 중동 등을 릴의 안착지로 거론하고 있다.

임왕섭 KT&G NGP 차세대제품 사업단장은 "일본과 베트남 면세점 일부 들어간 게 릴의 수출 전부였다"며 "전자담배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에 있는 아이코스의 브랜드 가치를 빌려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올해 릴의 수출에 유의미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글로벌 선두주자인 PMI와의 이번 전략적 제휴로 KT&G의 브랜드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개발 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미래 담배시장에 새로운 시장표준을 제시해 담배 산업을 더욱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드레 칼란조풀로스 PMI 최고경영자는 "KT&G와 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며 "PMI의 자원과 지식, 인프라를 KT&G의 전자담배 제품과 함께 활용하게 된 이번 계약으로 전세계 흡연자들의 만족도와 선택의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해외에 유통되는 '릴' 제품의 규격 변경 등 제품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릴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서다. 또 전용 궐련인 '핏, 믹스' 등도 계약에 따라 릴 단말기와 함께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협업 건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협의를 이어갈 예정인 만큼, KT&G의 제품 개발·개선 작업에 있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KT&G는 오는 2025년까지 ‘Global Big4’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으며 신시장 개척을 통해 현재 80여 개인 진출 국가 수를 올해까지 100여 개국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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