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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DLF 제재심, 법정공방 가능성 '부상'

"내부통제 부실, 경영진 책임 물을 수 있다" vs "중징계 위한 법인 근거 부족하다"
30일 3차 제재심서 징계 수위 가닥 나올 듯…법정 대응 나서면 이달 넘어설 수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01-22 10:47

▲ 금융정의연대와 DLF피해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 제재 관련 은행장 해임요청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두고 금융감독원과 은행 측의 공방이 길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16일 열린 첫 번째 제제심에서 11시간 동안 법리 다툼을 벌이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최종 제재심에서 중징계 결정이 나면 은행들은 DLF사태와 경영진 제재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를 들어서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22일 오후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2차 제재심위원회에 출석해 사전 통보받은 중징계(문책경고)를 두고 금융감독원과 공방전을 벌일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을 대상으로 1차 제재심을 개최해 경영진 징계 수위를 놓고 공방을 벌였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일 제재심에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이 출석했다.

오전 10시에 첫 번째 안건으로 하나은행 관련 논의가 진행됐다. 오후 4시부터는 우리은행 안건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하나은행 안건이 오후 7시까지 이어졌다. 손 회장은 오후 7시부터 약 두 시간만 소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리는 2차 제재심은 1차 심의에서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우리은행의 소명을 충분히 듣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이날 제재심에 출석해 중징계 수위 낮추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연임이 결정된 손 회장으로서는 중징계를 피해야만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취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제재는 주의→주의적경고→문책경고→직무정지(정직)→해임권고 등 다섯 단계이다. 문책경고 이상이 중징계로 분류된다. 중징계를 받은 임원은 잔여임기를 수행할 수 있지만 이후 3~5년간 금융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할 수 없다.

문제는 해당 은행들의 신속한 DLF 자율조정 배상 등 사후대책 노력에도 금감원은 징계 수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현재 내부통제가 부실하다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는 '금융회사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시행령에서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금감원은 일찌감치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 각각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통보하기도 했다. 금감원 검사국이 제출한 원안이 제재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미흡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최고경영자(CEO) 중징계를 위한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맞서고 있다.

은행 측은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들어 있는 내용이 아니라 별도의 시행령에 들어 있는 문구라는 입장이다. 또 최고경영자(CEO)가 DLF 상품 판매와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최종 제재심에서 중징계 결정이 나면 은행들은 DLF 사태와 경영진 제재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를 들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영진을 제재하는 데 법적 근거가 미약해 법정 다툼으로 가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영진에 대한 제재 수위 확정은 30일로 예정된 3차 제재심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제재심에 하나은행 측은 출석하지 않는 관계로 추가 제재심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금감원의 징계 수위가 결정되더라도 실제 효력 발생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임원의 문책 경고는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할 수 있지만, 이번 사안은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도 엮여 있어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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