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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마세라티 등 4개 브랜드, 레몬법 '미수용' 여전

경실련, 시행 1년 맞아 국토부에 정보공개청구
교환·환불 신청 총 81건 중 판정 사례 '0건'
"실효성 사실상 전무···소비자 친화적 제도 개선 절실"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20-01-17 17:09

▲ 레몬법 시행 1년 상황 ⓒ경실련

자동차 교환·환불제도(이하 레몬법)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실효성 문제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1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레몬법 시행 1년을 맞아 국토교통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레몬법 제도가 여전히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선 경실련은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레몬법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닷지, 마세라티, 지프, 크라이슬러 등 4개의 수입차 브랜드가 여전히 레몬법을 수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며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레몬법을 수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경실련은 레몬법의 제도적 실효성이 사실상 없다고도 꼬집었다.

경실련에 따르면 레몬법 시행 1년간 교환·환불 신청 건수는 총 81건이었으나 교환·환불의 판정을 받은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접수된 81건 중 종료는 25건, 진행은 19건이었고 나머지 32건은 접수·대기에 머물러 있다. 판정이 결정된 6건은 각하 4건, 화해 2건 뿐이었다.

자동차 교환·환불 현황에서 나타난 특이사항은 교환·환불 신청을 '취하'하며 교환·환불을 받은 5건의 사례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교환·환불로 발생하는 자동차업체의 부담을 경감코자 진행된 일종의 '꼼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몬법 관련 예산도 2019년 8억8400만원에서 올해 7억2500만원으로 1억6000만원가량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현재 △레몬법의 수용 여부를 자동차업체의 판단에 맡겨 강제성이 없다는 점 △자동차업체의 전략적 결함은폐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 △까다로운 절차와 홍보·예산, 인력 부족, 투명하지 못한 운영 등으로 레몬법의 실효성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행의 주체인 국토부의 의지 부족 또한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까지 교환·환불 신청을 우편으로만 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온라인 접수도 가능하게 됐다는 점은 개선 사항이라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레몬법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가장 먼저 법률 개정을 통해 레몬법의 적용이 강제돼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자동차 제조·판매 업체가 자발적으로 판매계약서에다 레몬법을 적용하겠다고 명시해야만 법률에 의해 불량자동차의 교환·환불을 신청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국토부가 적극적인 설득과 홍보를 통해 레몬법을 수용하지 않는 4개 업체의 정책변경을 유도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실련은 또 "레몬법 관련 중재기구인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이 선결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자동차 교환·환불의 신청이 어렵지 않고 그 심의과정에도 직접 참여해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 친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교환·환불 신청과 적용 요건이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그동안의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레몬법은 자동차가 소유자에게 인도된 날로부터 1년 이내(또는 주행거리 2만 킬로미터 이내)에 중대하자로 2회, 일반하자로 3회 이상 재발할 경우 신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오렌지인줄 알고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오렌지(정상자동차)를 닮은 신 레몬(하자발생 자동차)이었다는 말에서 유래됐다.

▲ 자동차 브랜드별 레몬법 적용 현황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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