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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바뀌는 은행 적금…각광 받는 '펀 세이빙'

은행 예·적금 선택기준 '금리'보다 '재미'가 중요…'사용처 설정' 동기부여도 재미 요소
'소확행·짠테크·1코노미' 新트렌드가 금융상품도 바꿨다…적금, 저축 아닌 보상금 개념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20-01-16 15:25

▲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적금 상품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신한은행

'예·적금 이자로 자산을 불린다'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과거 두 자리 수 금리라면 모르겠지만, 실질금리(명목금리-소비자물가상승률)가 0%대인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저축으로 자산을 불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적금 상품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과거 예·적금은 종잣돈을 목돈으로 불리는 개념이었지만, 최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짠테크(짠돌이+재테크) 같은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목적 달성을 위한 '자금 확보'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수신상품 선택 기준이 '금리수준' 보다 저금하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펀 세이빙'으로 옮겨가고 있다. 펀 세이빙은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저축을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최근 주요 은행들은 게임을 하듯 재미의 요소를 가미해 소액으로도 간편하게 저축을 할 수 있는 펀 세이빙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이다. 이 적금은 최초 가입금액(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을 선택하면 매주 가입액만큼 늘어난 금액이 26주간 자동이체된다. 3000원짜리를 가입한 경우 둘째 주에는 6000원, 셋째 주에는 9000원을 납입하는 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이 적금을 '챌린지'라고 표현한다. 적금을 막 시작한 시점엔 소액이지만 26주에 가까워질수록 금액 부담도 적잖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액의 부담이 늘어가고, 입금할 때마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늘어갈수록 성취감은 물론 재미도 커진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26주 적금에 이어 지난달에는 입출금 계좌의 1~999원 잔돈을 자동으로 저축해주는 '저금통'을 출시했다. 카뱅 저금통은 '소액, 자동, 재미'라는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실물 저금통을 모바일 환경으로 구현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주사위를 굴리면 우대금리를 주는 '쏠 플레이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을 하며 쉽고 재미있게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는 최고 연 2.50%로 게임에 참여해 주사위를 던진 경우 0.2%, 게임레벨 10 도달 시 우대금리 0.4% 등 총 0.60%의 우대금리를 준다. 주사위 게임을 하며 재미와 함께 자연스럽게 우대금리를 챙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주요 은행들이 펀 세이빙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왼쪽), IBK기업은행 디데이 적금(오른쪽)ⓒebn

KB국민은행은 습관처럼 사용하는 작은 돈을 게임하듯 모을 수 있는 'KB SMART폰 적금'을 판매 중이다. 커피 값과 택시비 등 습관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표기한 아이콘을 누르면, 해당 금액이 바로 통장에 입금되는 식이다. 통장 잔액은 가상의 농장으로 구성돼 성취감을 느끼며 저축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자발적 보상'으로 재미를 느끼게 하는 펀 세이빙 상품도 각광을 받고 있다. '나를 위한 선물' 개념으로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1코노미'를 겨냥한 상품이다.

'나를 위한 선물' 유형의 적금 상품은 IBK기업은행의 'IBK 디데이 적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만기일과 목표금액은 물론 목표달성 금액에 대한 사용처까지 미리 설정해 동기를 부여하는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1인당 계좌를 3개까지 만들 수 있고, 한 계좌당 최대 월 2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상품 가입 시 설정한 목표금액 이상 납입하고, 계약 기간 중 3회 이상 기업은행 입출금식 계좌에서 자동이체 하면 목표달성 축하금리로 연 1%포인트를 얹어 받을 수 있다.

과거 출시된 상품이 다시금 주목 받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4년에 판매 한도 10만좌로 출시됐던 KEB하나은행의 '셀프기프팅 적금'은 2016년 10월에 재판매됐다. 이 상품은 출시 기준 4년만인 2018년 3월 누적 판매좌수는 12만8700좌를 넘어서며 초기 판매 한도를 넘어서며 현재까지 싱글족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셀프기프팅 적금은 온라인상 선물이미지를 미리 선택하고 선물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에 우대금리까지 제공하는 상품이다. 자유적립식으로 매월 20만원 한도 내에서 원단위로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년이다.

우리은행의 '올포미적금'은 여행족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적금은 가입 후 만 3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적립금이 50만 원 이상일 경우 리조트나 펜션 무료 1박 숙박권을 제공한다. 그 외 여행족들을 위해 롯데관광 여행 패키지 5~7%, 워터파크 할인 서비스 등도 제공된다. 이 상품은 출시 10개월 만에 30만좌를 돌파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펀 세이빙 상품은 2030 젋은층을 중심으로 전 세대의 가입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기준이 절약해 모으는 저축이 아닌 '나를 위해 쓸 돈을 모은다'라는 개념으로 바뀌면서 독특한 상품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