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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채무 면제 추진 키코공대위 "배상금, 유암코에 가면 안돼"

키코사태 이후 유암코에 인수된 기업 많아…채무상환에 배상금 사용될 가능성도
"신용불량자 된 기업인 재기 지원해야" 분조위 결정에도 풀어야 할 과제 남아있어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20-01-13 14:27

▲ 지난해 12월 금감원 분조위 개최 이후 기자들을 만난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EBN

금융당국에 키코 피해 기업인의 보증채무 면제를 요청하고 있는 키코공대위가 은행권 자율조정에 따른 배상금의 지급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보증채무 면제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도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방침이나 배상금 지급은 법인에 대한 결정인 만큼 키코 피해기업의 대주주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키코사태 발생 이전의 기업인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키코공동대책위원회는 보증채무 면제 등 분조위 결정 이후 후속 논의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일 조붕구 키코공대위 공동위원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나 키코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피해 기업인의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이후 같은해 12월 13일 금융감독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일성하이스코 등 조정을 신청한 4개 기업에 대해 최대 41%의 배상을 권고했다.

분조위는 배상 권고와 함께 수출로 유입되는 규모를 넘어서는 외화를 대상으로 체결된 오버헤지 계약으로 피해를 입은 147개 기업에 대해서도 자율조정을 통해 은행권이 배상에 나서도록 했다.

키코공대위 측은 분조위의 배상결정으로 피해기업이 은행권과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됐으나 배상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우선적으로 키코 피해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기업인들의 보증채무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은행권은 중소기업에 대출을 할 경우 기업인을 연대보증인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연대보증을 서게 된 기업인들은 키코사태로 인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뿐 아니라 개인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규모의 부채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키코공대위 관계자는 "키코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인의 대부분이 아직도 신용불량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활동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상황이 회복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산업의 허리를 담당하던 기업인들이 재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부실로 발생한 보증채권은 주로 캠코와 유암코에서 매입해 관리하고 있는데 10년이 넘어가기 시작한 이들 채권에 대한 채무감면이나 소각을 금융당국이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 키코공대위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보증채무 문제와 관련해 해당 기업의 사례 등 접수된 서류가 없어 실질적인 검토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으며 키코공대위 관계자는 "금융위 실무관계자와 일정을 조율해 조만간 논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과의 협상을 거쳐 배상이 결정되면 피해가 인정된 기업에 배상금이 지급된다. 문제는 키코사태 이후 피해기업의 주인이 대부분 바뀌었다는 것이다.

키코 피해로 중소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기업을 일궈낸 기존 경영자들은 물러나고 유암코가 기업 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키코공대위 측의 주장이다. 따라서 배상결정이 이뤄지게 되면 배상금은 유암코가 수령해 사용처를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배상결정인 만큼 이전 기업인이 개입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하지만 기업의 부채를 출자전환방식으로 떠안게 된 유암코가 들어오는 배상금으로 대출상환에 나설 경우 은행권에서 내놓은 배상금이 다시 은행권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이 키코공대위 측의 지적이다.

키코공대위 관계자는 "개인 신분인 이전 기업인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는 없으나 10년이 넘는 세월을 싸워 얻어낸 배상결정이 이런 결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유암코가 스스로 이익을 포기하는 대승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을 높이 볼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암코 관계자는 "키코사태와 관련해 정부를 비롯한 어떤 곳으로부터도 연락을 받은 사실은 없다"며 "요청이 들어오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키코공대위는 금융위의 안내를 받아 오는 2월 중 캠코가 개최할 예정인 경영정상화 지원 프로그램에 피해기업들의 참여를 안내하는 등 중소수출기업들의 재기를 위한 지원에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캠코 관계자는 "2월 중 자산매입후 임대, DIP금융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 개최를 검토 중"이라며 "지원요건에 해당된다면 어느 기업이라도 설명회 참석과 지원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