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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권행사, 횡령·배임 기업 이사해임…경제계 반발

박능후 장관 "가이드라인 준수, 국내 자본시장 발전"
경제단체 "의결 가이드라인, 내용과 절차까지 문제"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등록 : 2019-12-27 14:47

▲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과 범위, 절차 등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연합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과 범위, 절차 등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경제단체들은 기금운용위 결정을 두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27일 의결된 기금운용위 가이드라인을 보면 횡령·배임·사익편취 등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했지만 개선 의지가 없는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이사해임, 정관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이날 기금운용위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가이드라인은 국민연금을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국민연금이 불가피하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자의적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투명하게 만들어 주주활동에 대한 시장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주주활동을 충실히 이행하면 우리나라 자본시장도 건강하게 발전해 대외적 신뢰도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전제했다.

박 장관은 이어서 "국민연금의 주주활동 목적은 장기수익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주주 활동 대상을 선정할 때 해당 기업의 산업적 특성과 기업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사해임 등의 주주제안 자체를 철회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삽입해 기업 보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은 기금운용위가 해당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것을 두고 강력히 반발했다. 의결된 가이드라인이 내용과 절차에서부터 모든 문제를 담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금조성의 핵심 주체인 기업 의견을 묵살하는 가이드라인 내용도 문제지만 기금운용위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강행 절차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과 지배구조 간섭이 늘면 신산업 진출과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할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우리 경제의 활력도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보건복지부가 경영계의 거듭된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 경영개입 목적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을 의결했다"며 "독립성이 취약한 현행 기금위 구조를 감안할 때 앞으로 정부는 물론 노동계와 시민단체도 국민연금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민간기업의 정관 변경, 이사 선·해임 등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경총은 "경영계는 공적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주 수입 원천인 기업을 압박하는 데 앞장서게 된 점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따라 경영 중립적 투자 결정을 통한 수익률 제고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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