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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오너 2·3세 승계 작업 본격화

보령제약 김정균·한국콜마 윤상현 본격 경영 나서
삼진제약 공동창업주 자녀 조규석·최지현 상무 승진
동화·국제약품 아들 제약-딸 화장품 '후계구도 정리'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등록 : 2019-12-13 14:39

국내 제약사 오너 2세와 3세가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사내 요직을 맡으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 일부 기업에선 오너 2세에 대한 승진 인사와 함께 회사 지분 매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후계 구도가 일찌감치 정리된 일부 제약사에선 형제들이 화장품 등 이종사업을 맡으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의 오너 2세와 3세들이 현직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차기 경영권에 가까워지고 있다.

보령제약그룹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는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김정균(34) 운영총괄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오너가의 3세 경영을 알렸다. 김정균 대표는 창업주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장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이다.

한국콜마는 윤동한 전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45)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하면서 2세 경영을 알렸다. 이번 인사는 윤동한 전 회장이 유튜브 영상으로 논란이 된 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서 윤동한 전 회장은 지난 8월 임직원 700여 명이 참석한 월례회의에서 정부를 비판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한국콜마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윤동한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보령제약과 한국콜마는 새로 임명된 수장들이 각각 실적 개선, 공격적인 투자를 이끌었던 점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IT기술과 헬스케어가 융합되는 미래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에서도 기회를 찾아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젊은 리더십을 통해 향후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상현 부회장은 총괄사장으로 있을 당시에도 CJ헬스케어와 제이준코스메틱 인천공장 인수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의약품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한국콜마 사업을 키워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진제약에선 두 명의 오너 2세가 회사 지분을 확보하고 동시에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후계자 구도를 굳히고 있다. 삼진제약은 공동 창업주 조의환·최승주 공동 회장 체제로 시작해 현재 두 명의 전문경영인을 두고 있다. 이번에 인사 명단에 포함된 조규석(49)·최지현(46) 상무는 창업주의 자녀들로 다음달 1일부로 전무로 승진한다.

이들 가운데 최지현 상무는 입사 10년 만에 장내매수를 통해 3만8692주를 취득했다. 지분율은 0.28%에 불과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하면 최지현 상무가 보유한 지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조의환·최승주 회장이 올해 78세로 고령인 데다 오는 2021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조규석·최지현 상무의 경영권 승계 시점이 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진제약은 경영권 승계에 대한 추측에 선을 그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공동 창업자인 조의환·최승주 회장이 아직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 "승계와 관련해선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후계 구도가 정해진 제약사에선 형제가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한다. 동화약품의 경우 윤도준 회장의 장남 윤인호(35) 전무가 차기 대권을 잡을 것으로 예측되며, 누나 윤현경(39) 상무는 화장품 사업을 맡으며 동생을 지원하고 있다.

오너 3세인 남태훈(39) 대표 체제로 접어든 국제약품도 누나 남혜진(50) 상무에게 화장품 사업을 맡기는 식으로 후계구도 정리를 마무리했다.

업계에선 이들 기업 외 다른 곳들도 조만간 2세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제약사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더라도 오너가 있는 기업에선 2세 또는 3세가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며 "다른 기업들도 곧 오너 일가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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