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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분조위 "조정성립 가능성 염두"…공대위 "보증채무 면제 필요"

배상비율 상한 없이 하한 10% 설정 "현실적으로 50% 넘어서는 배상 불가능"
보증채무 면제해야 피해자에 배상금 돌아갈 수 있어 "은행이 진정성 보여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12-13 12:03

▲ 지난 5일 금융감독원 방문집회에 나선 DLF피해자대책위원회를 찾은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사진 맨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EBN

금감원은 키코사태 관련 분조위 심사에서 은행들이 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키코공대위 측은 은행권의 진정성 있는 조정노력과 함께 금융당국이 기업인들의 보증채무 면제를 통해 재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촉구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해 통화옵션계약(키코) 분쟁조정신청을 접수한 4개 기업에 대해 15~41%의 배상비율을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조정안은 신한은행 등 6개 은행에 전달되며 해당 은행 및 피해기업들이 20일 이내에 분조위의 조정결정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정이 성립된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건에 대한 분쟁조정이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분조위 조정안을 은행들이 수용할 경우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영국 등 해외에서도 키코와 유사한 파생상품의 대규모 불완전판매에 대해 시효와 관계없이 감독당국 권고로 은행들이 배상을 한 사례가 있고 경영진이 이해득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은행에 이익이 된다는 판단 하에 배상금 지급을 결정했다면 민·형사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5일 열린 DLF사태 관련 분조위에서는 배상 하한선을 20%, 상한선을 80%로 정했으나 키코사태와 관련해서는 불완전판매 관련 분쟁조정사례에 따라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적용되는 산정기준을 30%로 정하고 하한선만 10%로 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중사유를 감안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배상비율이 50%를 넘어서기 힘들고 개별적인 사례마다 적용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상한선을 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DLF사태와 달리 분조위 개최 이전에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은행은 없고 조정안이 나오면 내부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이후 분조위 개최까지 1년 반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서는 "조정성립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과 키코공대위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며 설득에 나섰고 이 과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다소 아쉽지만 진정성 있는 금융당국의 노력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힌 키코공동대책위원회 측은 은행들이 내놓는 배상금이 다시 은행권으로 돌아가지 않고 기업인들의 재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보증채무 면제 조치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키코공대위는 자료를 통해 "금융당국의 진정성 있는 노력 덕분에 키코사태 해결을 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은행들이 진정성을 갖고 조정에 임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지난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들이 갖고 있는 기업인들의 개인보증 채권들이 소각되지 않는다면 분쟁조정을 통해 받게 되는 배상금은 다시 은행으로 들어가게 된다"며 "배상금이 피해 당사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만큼 금융당국은 보증채무 면제를 통해 기업인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금감원의 조정안이 도출되면서 다른 피해기업들도 이를 토대로 향후 은행들과 조정에 나설 수 있게 됐으나 은행들이 조정안 수용을 거부한다면 희망고문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키코공대위의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정신청을 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분쟁조정 관련 사전설명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나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금융당국으로서는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으나 은행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키코사태는 종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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