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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더 늘린 반도건설…"대체 누구 백기사?"

반도건설, 지분율 6.28%로 확대…4대주주로 두 달 동안 꾸준히 매수
내년 주총서 캐스팅보트 가능성 고조…오너 일가? KCGI? 누구 손 들어줄까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등록 : 2019-12-09 15:31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한진칼 4대주주인 반도건설이 보유 지분을 늘리면서 내년 3월 있을 주주총회에서 누구 편에 설지 주목된다. 반도건설은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지분 취득 사유를 밝히고 있지만 한진그룹이 2대주주인 KCGI(강성부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고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대동소이해 반도건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6일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이 지분 1.28%를 추가 취득해총 지분율이 6.28%로 확대됐다고 공시했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다.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지난 10월 8일 한진칼 지분 5.06%를 보유하게 되면서 5% 이상 주주가 돼 공시 의무가 생기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이들은 최근 두 달 동안 한영개발이 한진칼 지분1.1%를, 대호개발이 0.12%를 23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했다. 두 회사가 지분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222억4396만원에 이른다.

반도건설은 10월 8일 첫 지분 취득 공시 때에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인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지분 취득 공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취득목적을 '단순취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2대주주인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반도건설이 누구의 우호지분이 되느냐에 따라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외 특수관계인으로 지분율은 28.94%에 이른다. 2대주주 KCGI(15.98%), 3대주주 델타항공(10%), 4대주주 반도건설(6.28%) 순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세세하게 보면 조 회장(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대주주인 오너 일가는 가족 중 누구 하나라도 독자노선을 타면 지분율이 대폭 감소하게 돼 연합 전선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대주주인 델타항공을 암묵적인 우호지분으로 본다면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38.94%가 돼 KCGI와 지분율 차이를 20%p 넘게 벌릴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반도건설이 KCGI의 우호지분이 되고 델타항공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KCGI의 지분율은 22.26%가 돼 최대주주와 지분율 차이를6.68%p로 좁힐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두 달 동안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반도건설이 지분을 또 추가로 사들이면 지분율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정기주주 총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 주총에서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 KCGI 간 표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반도건설 등 기타 지분 세력이 누구의 우호지분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건설 외에도 최근 한진칼에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발생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 동안 한진칼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너 일가로서는 우호지분 세력 형성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한진칼은 지난 11 월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이사회 내에 보상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주주가치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한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거버넌스위원회도 설치했다"며 "이는 기존보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친화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표현으로 한진칼에 대한 우호적인 주주를 확보하기 위한 명분 쌓기를 위한 일련의 사전 작업이라고 판단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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