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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폰 유통 가이드라인, 이통사 '촉각' 이유는

방통위, '자급제 단말기 유통 가이드라인' 마련…내년 1월 시행
"저렴한 요금제·약정 부담 없어 자급제폰 대안"…대리점 반발 변수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9-12-04 11:11

▲ ⓒ삼성전자
자급제 단말기(스마트폰) 유통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이동통신 3사가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유통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이동통신 자급제 단말기 유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자급제 단말기는 이통사의 서비스 가입을 조건으로 구매하는 단말기와 달리 이용자가 가전매장,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구입하고 이통사 및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정부의 자급제 단말기 활성화 정책 등을 통해 이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약정기간과 위약금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 원하는 통신사 요금제로 선택약정 25%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급제 단말기 유통 과정에서 특정 이통사의 우회적인 불·편법지원금 지급, 이용자의 선택 제한, 부당 차별 등 이익침해 우려가 있었다. 명시적 법률 규정이 없어 제도 마련 필요성이 커졌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단말기를 제조·공급하는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자급제 단말기의 공급을 거절·중단하거나 그 수량을 제한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자급제 단말기를 판매하는 자가 특정 이통사 가입 조건과 연계해 자급제 단말기에 대한 추가 할인 또는 이에 상응하는 혜택을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단말기 판매가격(부가세 포함)을 영업장에 게시해야 한다.

서비스 가입단계에서는 이통사가 자급제 단말기의 약정개통 및 서비스 선택·유지와 관련해 대리점에 지급하는 업무취급 수수료, 요금 및 부가서비스 선택 수수료, 회선유지관리 수수료 등에 따른 수수료 지급 조건을 이통사향 단말기와 차별해서는 안 된다. 다만 단말기 판매촉진을 위한 수수료는 제외된다.

이외 △업무처리 거부·지연 및 가입절차 추가 요구 행위 금지 △AS 및 분실·파손 보험 제공조건 부당 차별 행위 금지 등이 담겼다.

방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자급제 단말기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우회적 지원금, 이용자 차별 등의 불·편법적인 행위가 방지되고 이용자의 후생이 더 증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발표로 시장에서 자급제 단말기가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현재 이통사들은 대리점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지급한다. 유통점에서는 이 리베이트를 공시지원금 외 불법보조금으로 활용해 가입자를 유치한다.

불법보조금을 없애고 과도한 경쟁비용을 절감해 통신요금 인하경쟁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2014년 제정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무력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자급 단말 출시 확대, 자급 단말 유통망 확충, 자급 단말 개통 간소화를 골자로 하는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통 3사 공통으로 출시되는 단말기는 모두 자급제폰으로도 판매된다.

정부는 이렇게 되면 불투명한 통신사 가격 구조, 소비자 선택권 축소 등의 부작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통사는 이통사끼리 경쟁하고 제조사는 제조사끼리 경쟁해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도 생길 수도 있다.

다만 이통사 대리점과 판매점들의 격렬한 반대가 변수다. 대리점들은 이통사로부터 받는 판매 수수료와 신규 가입자 유치에 따른 관리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다. 자급제가 시행되면 이를 받을 수 없다.

이통사들은 국회 눈치를 보고 있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SK텔레콤만이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무선 1위 사업자인 만큼 자급제가 시행돼도 큰 타격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관련 분야 1위 사업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가 미지수란 지적도 나온다. 통상 소비자가 휴대폰 구매시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에는 이통사가 주는 보조금과 제조사가 주는 판매장려금이 포함된다. 자급제에서는 이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유통망 차원에서 다양한 결합판매 등 창의적인 마케팅은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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