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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보다 노조선거... 車업계, 새 노조 성향 촉각

기아차 이어 현대차·한국지엠도 새 집행부 출범 임박
3곳 모두 강경파 싹쓸이 가능성 "내년에도 쉽지 않아" 한숨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19-11-28 16:30

▲ 28일 제8대 임원선거 1차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노조

완성차 업계에 일주일새 새 노조 집행부가 잇따라 출범할 예정이다. 더구나 지난달 기아차에 이어 현재 현대차, 한국지엠 노조까지 모두 강경파가 들어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글로벌 불황 속에서 갈길 바쁜 車업계가 또다시 '노조 리스크'에 직면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전체 조합원 5만557명을 대상으로 제8대 임원 선거 1차 투표에 나섰다.

구도는 4파전이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조직이 3곳, 중도·실리 성향이 1곳이다. 성향은 3대 1이지만 이들 모두는 '고용 안정'을 내세우고 있다. 또 정년 연장, 국내 공장 신설, 해외공장 유턴 등도 모두 공통으로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미래성장 전략과는 상반되는 공약들이어서 향후 양측 간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을 구축한다는 투자협약을 발표했으며 지난 8월에는 기아차 인도공장이 완공돼 셀토스 생산에 들어가는 등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력 조정 문제도 핵심 뇌관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자동화 시대와 공유경제,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 세계 1위 폭스바겐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는 지난 26일 향후 2025년까지 95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한 다임러 그룹은 2022년까지 인력 감축을 통해 10억유로 이상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열린 현대차 노사 고용안정위원회에서도 향후 자동차 제조업 인력이 최대 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인력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고용 안정을 앞세우는 외골 강경파 노조가 들어설 경우 치열한 미래차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맏형 격인 현대차는 현재 뚜렷한 구조조정 계획없이 '자연 감소' 카드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위원장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노사 분규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노사 안정이 필수적이지만 강경한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 파업이 연례화될 경우 생산성이 악화되는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말 새롭게 출범한 기아차 노조도 강성 분류의 인사가 당선됐다.

▲ 지난 8월 인천 부평공장에서 2019 쟁위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는 모습 ⓒ한국지엠 노조

올해 노사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지엠도 상황은 유사하다. 지난 26일 1차 투표 결과 6파전에서 2파전으로 추려졌지만 결선에 오른 두 위원장 후보 모두 강경으로 분류된다.

무엇보다 내주 선출되는 제26대 차기 노조위원장 앞에는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 문제가 놓여 있다. 지난 25일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소속 560여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해고 예고 통지서를 보냈다. 한국지엠 노조 비정규직지회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집회를 열고 있는 상태다.

창원공장은 2022년까지 별다른 볼륨 모델이 없고 2023년에서야 차세대 CUV 생산을 할 예정이어서 그때까지 노사는 인력감원 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평공장의 경우 2022년까지는 1, 2공장 모두 안정적인 생산체제가 갖춰졌지만 이후 2공장은 별다른 생산 계획이 없다. 이에 따라 추가 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며, 이를 위해서는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당장 올해 매듭짓지 못한 2019년 임단협 협상을 사측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파업으로 뭔가 얻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서는 상생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합리적 대화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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