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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3040 세대가 현대차 ‘더 뉴 그랜저’에 빠진 이유는?

시대변화에 따른 젊은 소비자 욕구 디자인에 반영
고급스런 실내에서 주는 편안함...부드러운 승차감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9-11-25 11:10

▲ 더 뉴 그랜저ⓒ현대차

‘더 뉴 그랜저’가 사전계약에서 홈런을 쳤다. 영업일 기준 11일 동안 3만2179대. 이중 3040세대가 53%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역사상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더구나 부분변경 모델인데도 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완전히 공개되지도 않았던 그랜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이 궁금증의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더 뉴 그랜저 시승행사에 참석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남양주시 오로라베이커리카페 구간을 왕복하는 약 120㎞를 주행했다.

2016년 나온 6세대 모델의 부분변경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완전한 차별화를 이뤘다. 일단 첫눈에 “그랜저 맞아!?”라는 의문, 감탄사가 동시에 나온다.
▲ 더 뉴 그랜저ⓒ현대차

바뀌기 전의 얼굴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휠베이스(축간거리)가 4cm 더 확보됐고 폭도 1cm 넓어졌다. 미미한 변화 같지만 물리적으로 크기를 변화시킨 것은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 이는 토요타와 혼다 등 글로벌에서 싸울 차급들과의 경쟁 우위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다.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을 확보한 그랜저는 글로벌에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지배하고 있는 준대형급의 차급에서 경쟁해볼만한 체격을 갖추게 됐다.

얼굴 역시 내수만 생각했다면 이런 과감한 변화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술의 진보로 헤드램프와 그릴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세상에 없던 차가 나왔다. 그저 그런 디자인으로는 눈에 띄지도 않을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장에서 전면 디자인은 그랜저의 승부수인 셈이다.

실내는 ‘리빙스페이스’라는 말이 실감난다. 부드러운 촉감의 고급 가죽소재가 손길이 닿는 거의 모든 곳에 사용돼 안락함을 더했다. 64색 앰비언트 무드 램프는 실내 분위기를 한껏 달콤하게 한다.
▲ 더 뉴 그랜저ⓒ현대차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의 내비게이션이 마치 하나처럼 연결돼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새로 나오는 고급차일수록 인포테인먼트가 강조되다보니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커지고 있는 추세인데 그랜저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시동버튼을 누를 때 잠시 ‘부릉’하는 소리가 들린 뒤 하이브리드인 것 마냥 엔진이 조용하다. 시동이 걸리지 않았나 하고 다시 확인할 정도다. 전자식 변속버튼의 D를 누르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니 부드럽게 출발한다.

그랜저는 기존의 고속도로 구간 뿐 아니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기능이 적용된다. 자유로에서 스마트 크루즈 기능을 켜고 편안한 운전을 즐기다 외곽순환도로에서 스포츠모드로 전환하고 힘껏 밟았다. 3.3 가솔린 엔진이 뿜는 통쾌한 주행감은 그랜저를 외모만큼이나 역동적으로 느끼게 했다. 3.3 가솔린은 최고출력 290마력에 최대토크 35.0kgf.m의 힘을 발휘한다.
▲ 더 뉴 그랜저ⓒEBN 박용환 기자

중후한 승차감은 제네시스 G90이나 기아자동차 K9으로 옮겨간 대신 그랜저는 가속페달의 즉답성을 높였다.

G90과 K9의 차별화된 승차감에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가 가진 위치는 어디쯤일까. G90과 K9 보다 가볍지만 그렇다고 덜렁대지는 않는 그 수준의 승차감을 잘 잡아냈다. G90의 단단한 하체가 주는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의 끝자락은 아니다.

그렇다고 K9의 중후한 승차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K9이 절묘하게 빗어낸 한국적인 승차감에 조금은 바늘이 기운 것 같은 느낌이다.

넓어진 뒷좌석은 최고 트림인 캘리그라피의 경우 적용되는 머리 베개가 목과 머리를 편안하게 유지해준다. 뒷좌석의 유리가 두꺼워지고 차음유리 적용이 확대돼 정숙성이 높아졌다.
▲ 더 뉴 그랜저ⓒEBN 박용환 기자

편의장치는 화려하다. 미세먼지로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공기청정시스템은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깨끗하게 유지해준다.

2세대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 적용으로 한시간 정도 운전하면 척추 안마시스템이 작동한다. 생각보다 센 압력이다. 그랜저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때 마주오는 차량과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도 들어가 있다.

부의 상징이었던 그랜저는 시대 흐름에 따라 위상이 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소유하고 싶은 차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사전계약의 절반 이상이 3040이었던 것을 보면 파격에 가까운 변화가 젊은층의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래서 파격적인 외모가 누군가에게는 더러 낯설더라도 그랜저의 변화는 무죄일 수밖에 없다.
▲ 더 뉴 그랜저ⓒEBN 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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