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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CJ 식품 R&D 심장부 '블로썸파크'

'비비고 죽' 내년 '1000억 메가브랜드'로 육성
기본 요소 쌀·육수·원물 집중한 R&D 기술 집약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9-11-18 10:51

▲ CJ블로썸파크. ⓒEBN

지난 15일 오전 서울에서 차로 약 1시간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경기도 수원 광교 CJ블로썸파크(Blossom Park, 통합연구소). 이곳은 CJ제일제당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히트작 '햇반', '비비고 만두' 등이 탄생된 융·복합 R&D 심장부다.

블로썸파크의 건축 키워드는 '소통'이다. 융합 크리에이티브 공간을 강조한 미래형 건물로 썬쉐이드와 커튼월 구조의 건축 디자인을 담았다. 전체 외관은 유연한 유선형의 리본 모양을 띄고 있으며, 총 3개동이 CJ의 삼색 로고를 상징하며 서로 연결돼 있다.

CJ그룹이 약 4800억원을 투자해 6년 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 2017년에 개관했다. 총 면적은 11만㎡에 건축면적은 1만2000㎡이다. 축구장 15개와 맞먹는 크기다.

CJ 식품 연구개발(R&D)의 '요람'인 만큼 입구부터 보안검색 절차가 까다롭다. 신분증을 제출하고 휴대폰은 보안 비닐팩에 따로 밀봉한 후에야 입장할 수 있다.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곳은 들어갈 수 없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만두 시장 접수 이후, 상품죽 시장을 다음 타깃으로 낙점해 '도장깨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출시 1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비비고 죽'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 비비고 죽 R&D 쌀 품질 관리. ⓒCJ제일제당

이날 공개한 곳은 6층 쌀 연구분석실, 원물·육수 연구실, 7층 레토르트실 등 세 곳이다. 6층으로 올라가자 6명의 비비고 죽 연구개발팀이 반갑게 맞는다.

6층에는 햇반 등 쌀 가공 분야 및 상온 HMR 전문가들로 꾸려진 60~70명의 연구진들이 근무하고 있다. 햇반 시범시설(파일럿플랜트), 무균실, 쌀 도정 시스템을 갖췄다.

현미가 백미로 변하는 도정 정도에 따라 점도(끈적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점도가 높아질 수록 쌀 본연의 식감은 저하 되는데, 연구소에서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효영 수석연구원은 "당초 햇반에만 쓰인 쌀 수매량은 당초 500톤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연간 약 6만톤 분량"이라며 "현미를 도정하면 쌀이 되는데, 우리는 국내 가공업체들 중 유일하게 쌀 도정 시스템을 활용한 '맞춤식 자가도정 기술'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J만이 갖고 있는 쌀가공 기술을 죽에 그대로 담았다"며 "1분도에서 12분도까지 맞춤식 점성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국내 최고 설비를 갖춰 연구하고 있으며 죽의 원료가 쌀이기 때문에 점도나 품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비비고 죽 점도 측정. ⓒCJ제일제당

연구진은 각 도정 단계에 따른 점도를 도표화(Mapping; 맵핑)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람이 직접 씹어보고 분석하는 ‘소비자조사’를 포함해 저항값, 흘러내리는 속도 측정 등 다양한 점도 측정법을 활용해 점도별 최적값을 수치화 한다. 총 3번의 점도 측정 단계를 거치며, 약 8차례의 시뮬레이션을 이행한다.

이후 부서지지 않은 쌀(정상립) 확인을 위해 '수중균열립 측정법'에 들어간다. 이 측정법을 통해 △정상립 △분상질립 △피해립 △싸라기 △착색립 등 상세 분류가 가능하다. 연구진은 여기서 나온 측정시료 정보를 체크, 품질 편차를 가장 최소화 하기 위한 작업을 완료한다.

CJ제일제당은 죽의 맛을 좌우하는 원물(건더기) 및 육수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회사 측은 죽 종류에 따라 육수를 전부 다르게 설계, 특색있는 맛으로 차별화를 둔다는 전략이다. 죽 자체의 풍미와 식감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진 셈이다.

한동주 CJ제일제당 연구원은 "최근 원물 형태의 변화를 주는 트랜드가 이어지고 있어 원료의 크기에 변화를 줬다"며 " 죽이 일상 대용식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원물감을 살릴 수 있도록 큼지막하게 슬라이스 한다"고 설명했다.
▲ 레토르트 살균 작업. ⓒCJ제일제당

레토르트실로 향하자 살균설비들이 눈에 들어온다. 완성된 죽을 상품화하기 전단계로 안정성을 목표로 한 살균 작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특히 비비고 죽은 기본적으로 '저점도(묽은) 살균방식'이 적용된다. 크게 △스팀 △스프레이 △열수침수식 등으로 나눠진다. 저점도로 살균 시 고점도에 비해 전도·대류가 복합적으로 이뤄져 살균시간 단축이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죽 전문점 메뉴 중심의 라인업을 확대해 상온 파우치 죽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식품업체들은 죽 시장을 가져오기 위해 쟁탈전이 한창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비비고죽으로 시장에 진입, 상품죽 시장 내 '파우치죽' 카테고리를 새로이 만들면서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비비고 파우치죽은 출시 후 맹활약으로 부동의 1위 동원 양반죽의 점유율에 타격을 주며 시장 판도를 흔들었다. 이를 의식한 오뚜기도 최근 파우치죽을 내놓는 등 시장 일대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은 9월 말 닐슨 데이터 기준 35.7%로 1위(42.8%)를 바짝 뒤쫒고 있다. 비비고 죽이 개척한 상온 파우치죽 카테고리에서의 성과는 더욱 눈에띈다. 파우치죽 시장 내 비비고 죽 점유율은 현재 80% 정도다. 비비고 죽 출시 전 상품죽 전체 시장의 6%에 불과했던 파우치죽 카테고리 비중은 비비고 죽 활약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기준 36%로 6배 늘어났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상품죽 시장 규모는 948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죽 시장까지 포함하면 전체 죽 시장은 5000억원까지 불어난다. 비비고 죽은 올해 1~9월까지 누적 기준 시장 점유율 33.4%를 기록하며 1위 동원(44.3%) 양반죽과의 격차를 11% 내외까지 좁혔다.

현재 비비고 파우치 죽은 △전복죽 △소고기죽 △버섯야채죽 △단호박죽 △녹두닭죽 △김치낙지죽 △새우계란죽 등 7종으로 구성돼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치밀한 조사 과정을 토대로 비비고 죽은 HMR 트렌드와 전문점 죽 시장 성장세 등을 고려해, 죽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 메뉴를 갖추고 가성비도 높은 간편식 제품으로 탄탄하게 설계됐다"며 "넉넉한 용량에 대한 니즈와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죽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점도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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