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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IPTV '미디어 빅뱅' 포문…KT+딜라이브 합병은?

공정위 LGU+-CJ헬로, SKB-티브로드 M&A 승인
1위 KT 추격 …합산규제 여전 '골머리'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9-11-11 14:43

기업 인수합병(M&A)을 심사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방송·통신 융합의 물꼬를 터줬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와 합병을 승인하면서다. 이제 유료방송 업계의 시선은 1위 사업자 KT에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0일 방송·통신사업자들이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의 합병, SK텔레콤의 티브로드 노원방송 주식취득,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등 기업결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정위 승인에 유료방송업계는 "기존 예상과 달리 교차판매금지 등의 조건을 붙이지 않아 공정위 장벽이 낮아졌다"며 "방송·통신 시장 재편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가 남아 있다. 정부 인허가가 마무리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KT '1강 체제'에서 통신 3사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이번 공정위의 승인으로 KT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KT는 11일 이번 공정위 승인에 대해 "공정위가 조건부로 승인한 것은 인수나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의 판단에서 경쟁 제한성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조치가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KT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해왔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다. 하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합산규제는 방송법 제8조 등에 따라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넘길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2015년 6월 '3년 시한'으로 도입됐고 지난해 6월 27일 일몰됐다.

합산규제는 KT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IPTV와 케이블TV에만 적용되던 규제에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을 포함, KT의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합산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가입자를 합하면 점유율 23.92%, LG유플러스와 CJ헬로는 24.54%까지 오른다. 합산규제가 부활하면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점유율이 31.07%에 달해 딜라이브(6.29%)를 인수할 수 없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합산규제 이후 후속대책에 이견을 보이던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최근 협의에 성공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문제는 국회에서 합산규제 논의가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과방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조국' 이슈로 국감에서도 합산규제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올해 2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법안소위가 열릴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국회 논의가 길어지면서 결국 KT는 유료방송 M&A를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합산규제가 재도입되지 않더라도 딜라이브 인수를 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창규 KT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나는 만큼 인수 동력도 약한 상태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폐지되더라도 사후규제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국회에서 결론이 빨리 나야 인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대상인 딜라이브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이다. 수년째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합산규제 부활은 이 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딜라이브는 지난 7월말로 예정됐던 차입급 상환 만기일을 1년 연장시켰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매각만이 유일한 돌파구이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입장이 3년 전과 달라진 만큼 국회에서도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불허한바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조 위원장은 "3년 전과 달리 유료방송 시장이 급속히 디지털 중심 시장으로 재편됐다"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만약 승인을 하지 않았다면 딜라이브의 매각은 힘들어졌을 것"이라며 "향후 부담이 덜어졌다. 공정위가 시장의 목소리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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