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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한한령 끝 봄날 오나… 실적 '기지개'

럭셔리 화장품·해외 매출 부문 개선
11일 中 광군제 4분기 연이은 실적 호조 기대
일부 대기업 국한된 개선…업계 전반 회복은 미지수

안신혜 기자 (doubletap@ebn.co.kr)

등록 : 2019-11-11 14:44

▲ 올 3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위)과 LG생활건강(아래)의 주요 실적ⓒ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화장품 업계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이어졌던 장기 침체기를 벗어나는 모양새다.
지난 3분기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됐고 중국 쇼핑 데이인 '광군제' 효과로 4분기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1조5704억원, 영업이익은 12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7%, 42.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열사 아모레퍼시픽(화장품)은 매출 1조4020억원, 영업이익 1075억원으로, 각각 10%, 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예상치 880억원을 크게 웃돌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도 같은 기간 매출 1조9649억원, 영업이익 311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12.4% 성장했다. 에이블씨엔씨는 3분기 매출 947억원, 영업손식 79억9000만원, 당기순손실 6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이어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은 39.4%, 당기순손실은 34.4% 개선됐다.

업계는 고가 라인인 럭셔리 화장품과 해외 실적이 개선되면서 향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럭셔리 화장품 라인의 경우 화장품 중에서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군이다.

내수 시장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국내 대형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어떻게 매출 돌파구를 마련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바이탈뷰티 등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부문은 국내외 사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해외사업은 매출 4865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33% 성장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디지털과 멀티브랜드숍 채널 중심으로 성장했다.

LG생활건강 해외 사업 역시 럭셔리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숨’과 '오휘'의 초고가 라인 ‘숨마’와 '더 퍼스트'가 각각 83%, 74% 성장했다. 에이블씨엔씨 역시 해외 실적에서 성과를 냈다. 3분기 미샤와 어퓨의 해외매출은 178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성장했다.

특히 업계는 이날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최대 쇼핑데이 '광군제'로 해외 매출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렸던 광군제는 이미 블랙프라이데이 규모를 넘어서며 전 세계 쇼핑 축제기간으로 성장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광군제는 2009년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타오바오를 중심으로 자리잡은 쇼핑 시즌으로, 지난해 광군제 당시 타오바오 티몰에서 기록한 1일 거래액은 34조7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광군제 시작 1시간 만에 알리바바그룹의 매출이 지난해 동시간 매출 기록 32% 증가한 약 1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 특히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계에 호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K뷰티로 자리잡은 국내 뷰티 브랜드의 인기가 높은 만큼 뷰티업계는 특히 광군제 준비에 총력을 다해왔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연초부터 TF팀을 결성, 광군제에 대비해 온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광군제가 4분기 실적을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을 현 상황에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연초부터 광군제에 대한 준비를 해 왔기에 4분기 실적에 미칠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지난해 광군제 당시 하루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0분의 1 가량인 60억을 기록했다”며 “4분기는 계절적 요인과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와 같은 행사로 인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실적 개선에도 화장품 업계가 완전히 사드 여파를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3분기 개선된 실적이 국내 화장품 업계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에 한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사드 사태 이후 3년 만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소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몇몇 기업들의 실적 개선만으로는 업계 전체 분위기를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사드 사태에도 아모레퍼시픽이 역성장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이번 3분기를 완전한 턴어라운드로 보기에는 어려워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그럼에도 올 3분기 분명히 실적 개선이 이뤄져 내부에서도 어느정도 성장 모멘텀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군제 매출로 호조가 예상되는 올해 4분기와 내년까지 두 기업의 성장이 거듭된다면 업계 전반적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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