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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다음주 결론…배상비율이 '관건'

제도개선안 발표 임박…'미래에셋방지법' 등 은행권 위법행위 논란 불거져
위법성 인정시 70% 이상 전망도 "도박판에 고령층 끌어들인 것 책임져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11-08 16:24

▲ ⓒEBN

금융당국이 DLF사태 관련 제도개선안을 다음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으로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DLF 상품들은 원금회복 구간으로 진입했으나 9월 말 전액손실에 이어 지난달까지 손실을 기록한 만큼 당국의 제도개선과 함께 원금손실을 본 투자자들에 대한 배상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7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사모펀드의 역할 및 발전방향' 포럼에 참석해 DLF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다음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선방안에는 투자자 보호장치 강화를 위한 내용과 함께 완화된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요건에 대한 보완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는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요건 개선방안'이 반영됐다.

시행령에서는 개인이 전문투자자로 인정받기 위한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이 5억원 이상에서 초저위험 상품을 제외한 5000만원 이상으로 완화됐으며 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해야 하는 절차도 금융투자회사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인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번거로움을 줄였다.

하지만 DLF사태가 불거진 이후 정부의 이와 같은 규제완화가 도마에 올랐다. DLF사태로 원금손실을 보게 된 피해자 중에는 퇴직금 등 평생 모은 돈을 은행에 맡긴 고령층이 많았는데 지난 9월 만기가 도래한 상품의 경우 최대 98.1%의 손실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은 노후대비가 막막한 상황이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DLF사태로 본 설계-판매과정의 소비자보호 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정우현 금융감독원 부국장은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데다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은행권이 어느 정도 자산을 이뤄낸 고령층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 피해를 키우는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전문투자자 등록 완화로 인해 우려하던 사태가 불거졌다며 이를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60세 이상 고령층 중에는 퇴직금 등을 포함해 1억원 이상의 노후자금을 마련한 경우가 많은데 사모펀드 가입기준이 1억원 이상이라는 점은 이와 같은 고령층을 타겟으로 집중 마케팅에 나서기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며 "3억원 이상으로만 제한했더라도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투자자가 되기 위해 지방에서 여의도에 위치한 금투협까지 방문하는 투자자라면 이미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볼 수 있고 금투협을 방문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고민과 검토를 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인근 영업점에서도 전문투자자로 등록할 수 있게 된다면 고령층이 먼저 투자에 나서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인지 영업점 직원이 안전자산이라고 권유하며 전문투자자 등록서류를 같이 내밀게 될 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금융위의 제도개선안 발표에 앞선 지난 1일 금감원이 DLF사태와 관련한 검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피해자들의 배상비율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이례적인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한 금감원은 최종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피해자들은 은행들이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이뤄진 중간 조사결과에서 불완전판매 의심사례가 20%라고 밝혔던 만큼 최종 조사결과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더 많이 발견됐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사결과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불완전판매 외에 자본시장법 위반 등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투명하게 공개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고발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병두 부위원장도 "공모펀드로 설정됐어야 하는 상품에 대해 규제회피를 위해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됐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보호 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을 언급했다.

피해자들과 손 부위원장의 주장처럼 은행들이 공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모로 위장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은행들은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방지법'으로도 불리는 이 조항은 지난 2016년 미래에셋대우가 15개 SPC(특수목적법인)을 이용해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관련 ABS(자산유동화증권) 상품을 771명에게 판매해 문제를 일으키면서 만들어졌다.

이 사건 이후 금융당국은 공모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실상 같은 증권을 여러개의 사모펀드로 쪼개 파는 행위를 막기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마련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5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불완전판매에 더해 '미래에셋방지법' 위반 정황까지 확인될 경우 금감원 분조위에서 결정되는 배상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시민단체들은 은행권이 법을 위반한 만큼 계약을 무효처리하고 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미래에셋대우가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계약이 무효가 되진 않았다"며 "불완전판매도 자본시장법을 위반사례 중 하나이고 민·형사상 판단은 소송을 거쳐 법원이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불완전판매를 비롯해 영업점 직원의 대리서명 등 사문서위조, '미래에셋방지법' 위반 정황까지 제기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감원 분조위에서 투자자책임 부분을 크게 반영하지 않고 70% 이상의 배상 판정까지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DLF사태에 대한 조사는 금융당국이 진행하더라도 분조위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위원이 구성되기 때문에 공모펀드보다 투자자 책임을 강조하는 사모펀드라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이 경우 현실적으로 70%가 나오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DLF/DLS피해자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초자산인 해외 주요국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상품들은 원금회복이 이뤄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DLF사태는 윤석헌 금감원장도 은행을 신뢰하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벌어진 도박판이었다고 비판한 만큼 책임 있는 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