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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트로이카?…주목받는 '검사국·특사경·자산운용국'

금융감독·검사 기능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 존재감 보이는 시기
라임운용 대규모 환매중단·은행 DLF 불완전판매 '이상징후'에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9-10-10 14:31

▲ 국내 금융감독 기능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시중은행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등 금융시장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고 있어서다. ⓒEBN

국내 금융감독 기능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시중은행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등 금융시장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고 있어서다.

지난 몇년간 확대된 시장 자율 정책에 마냥 잘나가기만 할 것 같았던 금융사들의 영업 행태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어 금감원 종합검사가 힘을 얻는 모습이다.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검사국과 자산운용국 및 특사경(특별사법경찰관)이 금감원내 '트로이카'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10일 현재 금감원은 DLF 판매창구인 우리·하나은행을 비롯해 DLF에 편입된 DLS를 발행한 증권사(IBK·NH·하나금융투자)와 은행 위탁으로 DLF를 운용한 자산운용사(유경·KB·교보·메리츠·HDC)에 대한 합동검사를 진행중이다.

검사에서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에 문제가 드러났고 불완전판매로 볼 수 있는 정황과 자료 삭제 흔적도 포착됐다. DLF 손실 규모가 워낙 상품 설계·제조·판매 실태 점검을 위해 금감원 사상 유례없는 합동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합동검사에는 △일반은행검사국(이근우 국장) △특수은행검사국(권창우 국장) △금융투자검사국(황성윤 국장) △자산운용검사국(서규영 국장) △분쟁조정2국(김상대 국장) △영업행위감독조정팀(김신 팀장)이 투입됐다. 합동검사는 각 부문 전문가들이 신속하게 사고를 조사해 행정제재 및 사후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이뤄진다.

▲ ⓒEBN
김동성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금감원 전 부문에서 공동으로 금융사고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보는 금감원 설립이후 유례 없는 합동검사"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금감원은 지난 2015년 중단됐던 종합검사를 4년 만에 재개하기로 하면서 검사국의 활약상이 주목 받고 있다.

'제2의 DLF사태'로 일컫는 라임자산운용의 6200억대 펀드 환매 중단도 새로운 금융 사고 불씨로 지목되면서 금감원의 감시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사모전문운용업계 1위 라임자산운용은 "사모채권이 편입된 모펀드, 주식연계채권(메자닌)이 편입된 모펀드에 투자한 자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 2개의 모펀드 규모는 약 1조1000억원, 환매 중단 대상 펀드 설정액은 6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라임은 환매 중단 결정 전 금감원의 사전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환매 중단은 펀드의 지급 불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펀드 투자자가 원하는 시기에 자금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 피해 및 선택권 제한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 헤지펀드를 3000~4000여 명의 개인투자자에게 집중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 30여곳을 주시하고 있다. 사모 상품을 금융사 개인 고객에게 팔았다는 점에서 DLF 대란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DLF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금감원의 감독·검사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고 개선점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업계를 감독·검사 중인 자산운용감독·검사국 2개 부서는 설상가상으로 '조국 사모펀드' 논란까지 겹쳐 국회 정무위원회로부터 무더기 자료 요구와 답변 요청을 받았다. 예년보다 국감 자료 준비에 더 많은 인적 자원과 시간을 쏟아 부은 이들 부서는 기하급수적인 업무 폭증으로 한동안 패닉 상태에 머물렀다.

특히 자산운용감독국 사모펀드팀의 경우 팀장을 포함한 팀원수는 6명에 불과한데 국감 자료 요구량을 비롯해 국회 방문 설명까지 소화하고 있어서다.

금감원 자산운용 부문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것은 반길 일이지만 부정적인 이슈로 사모펀드의 그림자만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금융당국이 다루는 자본시장법을 전제로 현재 조국 장관의 사모펀드에서 법률 위반 사항을 적발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사상 처음으로 출범한 '특사경'도 원내 트로이카로 부상했다. 지난 7월 처음 조직된 특사경은 금융위 공무원 1명과 금감원 직원 15명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를 수사하는 원내 별동부서다. 출범한 지 꼭 두 달만인 지난달 18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하며 대내외적으로 1호 사건을 수사 중임을 공개했다.

이 조사는 미공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남들보다 먼저 주식을 사고파는 선행매매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특사경은 무자본 인수합병(M&A)·신사업 진출 관련 허위공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특사경을 원활히 운영·정착시켜 불공정거래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감원 감독 및 검사 기능이 어느 때 보다 굵직한 이슈로 바삐 돌아가고 있다. 원내 직원들의 관심은 자연히 성과와 포상으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은 즉시연금과 암보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담당한 부서와 직원들의 성과를 치켜세우며 최우수상을 포상했다. 부서와 직원 부문 최우수상은 보험업계를 뒤흔들었던 즉시연금과 암보험 사태를 다룬 분쟁조정1국에 모두 수여됐고, 또 다른 최우수상 역시 삼바 사건을 놓고 삼성 측과 갈등했던 회계조사국 소속 직원에게 돌아갔다.

윤 원장이 민간 기업들과 공방전을 벌인 담당자들의 성과를 치하한 것은 조직 사기를 진작시키는 한편 올해도 소비자 보호 강화를 앞세워 이들 부서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각 부원장들이 추천하고, 원장이 최종 선정하는 우수부서·직원 포상은 올 한해 다사다난한 사건·사고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내 핵심 부서였던 감독국보다 검사국에 각 부문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한 것을 감안하면 최고의사결정권자가 금융감독 이론보다 치열한 법리와 겨룰 수 있는 현장 판단능력을 높이 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