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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벤츠 혈통' 쌍용차의 심장 '창원공장'을 가다

벤츠 기술제휴 바탕 '엔진' 생산 핵심기지
티볼리 등 탑재 1.5 G터보로 가솔린 SUV 시장 '주도'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19-09-19 13:00

▲ 창원엔진공장 입구 ⓒ쌍용차

"벤츠 품질의 엔진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

쌍용자동차가 최신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벤츠 혈통을 이어받았다"고 자부하는 쌍용차는 최근 불고 있는 가솔린 SUV 트렌드에 맞춰 성능과 효율을 갖춘 가솔린 엔진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점을 어필하기 위해 쌍용차는 지난 18일 미디어 초청 창원엔진공장 투어를 실시했다. 이른바 쌍용차 미디어 '하트 데이(Heart Day)'를 개최한 것. 최근 "SUV=디젤"이라는 상징성이 깨지는 상황에서 가솔린 SUV로의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쌍용차 생산본부장 송승기 상무는 "과거 디젤에 치중했던 쌍용차가 가솔린으로 전환하면서 명품 엔진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쌍용차 생산본부장 송승기 상무 ⓒ쌍용차

쌍용차의 심장을 생산하는 창원엔진공장은 지난 1994년 설립됐다. 쌍용차는 그에 앞선 1991년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기술협력을 받아 제1공장에서 엔진 생산을 개시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조금 넘은 2003년 벤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독자 디젤엔진 DI엔진(XDi 270) 생산에 성공했다. 이 디젤엔진은 당시 무쏘와 렉스턴 차량에 탑재됐는데, 무쏘는 이른바 '벤츠 엔진'이 담겼다고 해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벤츠와의 기술제휴를 더이상 맺고 있지 않지만 부품 입고에서 제품 출하에 이르기까지 엔진 생산 전 공정에서 벤츠 노하우가 묻어있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창원공장 담당 민병두 상무는 "창원공장은 벤츠 혈통을 가진 명품 엔진공장"이라고 말했다.

▲ 창원공장 엔진 가공라인 ⓒ쌍용차

쌍용차는 벤츠 기술을 토대로 2004년 엔진 100만대 생산에 성공했고 2013년 엔진 20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약 290만대 돌파로 현재 300만대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창원시 성산구에 3만5000평 규모로 위치한 창원엔진공장은 소형엔진을 만드는 1공장과 중형엔진을 만드는 2공장 등으로 이뤄져있다.

1공장에서 소형엔진 3종과 2공장에서 중형엔진 4종, 총 7종을 생산하는데, 소형엔진(1.5 가솔린 터보, 1.6 가솔린, 1.6 디젤)은 티볼리, 티볼리 에어, 코란도에 탑재된다.

중형엔진(2.0 디젤, 2.2 디젤, 2.0 가솔린, 2.0 가솔린 터보)은 G4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에 장착된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의 경우 수출용 G4렉스턴 및 렉스턴 스포츠에만 탑재된다.

▲ 창원공장 담당 민병두 상무 ⓒ쌍용차

창원엔진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30만(1공장 10만, 2공장 20만)대다. 쌍용차 전체 인원 4991명의 약 9.7%인 484명이 이곳에서 엔진을 만들고 있다. 창원공장은 가솔린 및 디젤 엔진 7종의 혼류생산이 가능해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꾸준한 기술 축적과 연구 개발로 현재 부품 국산화율 95%를 달성한 상태다. 다만 엔진과 함께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변속기의 경우 일본 아이신 사의 변속기를 쓴다. 최근 불매운동과 관련해서 쌍용차는 변속기 부품이 규제 리스트에서 빠져 있어 물량 수급에 영향은 없다고 했다.

▲ 쌍용차 엔진 가공라인 ⓒ쌍용차

창원엔진공장의 자동화율은 55%에 이른다. 기계들이 알아서 가공작업과 조립작업, 세척작업 등을 하는 모습을 직접 가까이서 보니 흥미로웠다. 직원들은 공정 상시 모니터링과 이상부품 조치 등을 하는데, 공장을 방문한 이날에도 곳곳의 직원들이 2만개 부품으로 구성되는 엔진을 생산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공장 곳곳에 '불량품은 받지도 않고 만들지도 말고 보내지도 말자'라던지, 엔진 작업표에 적힌 '벤츠 품질의 엔진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라는 등의 문구도 인상적이었다.

티볼리, 코란도에 들어가는 소형엔진 하나를 만드는데 5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중형엔진은 최대 6시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창원에서 만들어진 엔진은 평택공장으로 옮겨져 완성차에 심어진다.

▲ 쌍용차 엔진 조립라인 ⓒ쌍용차

최근 쌍용차가 내세우는 엔진은 가솔린 터보 GDI(직접분사) 엔진이다. 2017년 수출용 G4렉스턴을 위한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생산했고 지난 5월 1.5 가솔린 터보 엔진을 개발해 뉴 티볼리 및 신형 코란도에 탑재했다.

현재 쌍용차의 7종 엔진 라인업 중 가솔린 엔진이 4종이다. '디젤 장인'으로 알려진 쌍용차의 대변화인 셈이다. 소형 및 준중형 SUV 내수에서 가솔린 모델이 강세를 나타내는 트렌드에 맞춰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배출가스 이슈와 연비 규제 등 환경 문제도 가솔린에 집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소형 및 준중형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 판매 비율은 2014년 3.9%에서 2018년 약 30%까지 대폭 확대된 상태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조차도 가솔린 엔진이 장착될 정도로 가솔린 차량이 대세다.

이런 가운데 고효율 및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 개발에 성공한 쌍용차는 향후 가솔린 SUV 수요에 적극 부응할 방침이다. 2015년 출시된 티볼리의 가솔린 모델이 4년 연속 가솔린 SUV 1위를 차지했고, 최근 신형 코란도 가솔린이 저공해 3종 인증을 받는 등 주요 성과도 내고 있다.

▲ 쌍용차 엔진 조립라인 ⓒ쌍용차

다만 차세대 하이브리드 엔진이나 전기차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갖추지 못한 점은 쌍용차의 여전한 숙제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모기업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부터) 투자 프로젝트 컨펌을 받지 못해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 백업은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투자 결정만 이뤄지면 곧바로 시험 생산 및 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라는 것이다.

쌍용차는 내년 출시 목표로 코란도 기반 전기차(코드명 E100)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강력한 라이벌 모델들의 대거 등장과 재무 적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쌍용차가 전동화 모델과 가솔린 SUV 공략으로 다시 반등에 성공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