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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 손실 현실화…피해 구제 대응도 '분주'

우리銀 판매 DLF 수익률 -60.1%…11월 중순까지 만기 이어져, 손실률 추이 관심
은행 대응반 가동·금감원 분조위 임박·시민단체 연대해 소송 등 준비…확장 국면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9-19 09:00

▲ 대규모 손실이 예상됐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의 첫 만기 도래로 원금 손실률이 공개되면서 사태 추이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연합

대규모 손실이 예상됐던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의 첫 만기 도래로 원금 손실률이 공개되면서 사태 추이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이 이날 만기됐다. 최종 수익률은 -60.1%로 확정됐다. 해당 상품 판매규모는 134억원으로 손실액은 78억7000만원이었다.

해당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사모펀드로, 만기 때 독일 국채 금리가 손익 기준금리(-0.2~0.33%) 이하로 떨어지면 차액 금리에 손실배수(200배~333배)를 곱한 수치만큼 투자자가 손실을 입게 되는 구조다.

상품 약관 상 만기 사흘 전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수익률이 정해지는데, 독일 국채금리는 16일 기준 -0.511%로 마감됐다. 19일 만기된 DLF의 손익기준금리는 -0.2%로 차액금리인 -0.311%포인트에 손실배수(200배)를 곱한 -62.2%다. 최종수익률에는 채권 쿠폰 수익(연 4.2%·6개월 기준) 2.1%포인트가 적용돼 산출됐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19일을 시작으로 11월 중순까지 18번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당장 다음 만기인 24일과 26일은 각각 240억원, 다음 달은 303억원, 11월에는 559억원으로 총 1236억원이다.

다만, 만기를 앞둔 상품들이 모두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금리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다소 주춤해지며 무역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효과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미국·영국 이자율스와프(CMS) 연계 DLF 역시 이달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이 역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해당 상품은 미국 CMS 5년물과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연계한 것으로 만기 평가 시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 가격의 55%(12개월) 이상인 경우 연 3.5% 수익률이 보장되지만, 금리 하락으로 이미 일부 손실을 기록했다.

판매금융사별로는 하나은행이 3876억원으로 가장 많이 판매했고 우리은행(2757억원), KB국민은행(262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13억원) 등이었다. 이 중 국민은행과 유안타증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이 늘어하는 '리버스 스텝업' 구조로 오히려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판매물량이 가장 많은 하나은행은 지난 13일 기준, 판매 잔액 3196억원 중에서 정상 수익 구간에 접어든 물량은 약 38% 수준인 1220억원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영 CMS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손실 구간은 추가로 줄어들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판매 물량 전부 수익 구간에 접어들어 그나마 한숨 돌렸지만, 만기가 내년으로 예정돼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품에 만기가 속속 도래하면서 각개 관계자들의 대응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은행은 비상상황에 돌입했고, 금융감독원은 분쟁조정위원회 상정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또 시민단체는 파생상품 투자자들과 조직을 구성해 공동소송을 준비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현장지원반을 꾸려 영업점의 고객 응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장지원반은 자산관리(WM)그룹 직원이나 이곳 출신인 직원을 중심으로 100여명으로 꾸려졌다.

우리은행은 지원반을 통해 만기 도래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률을 포함한 종합적인 안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 구제 신청도 급증함에 따라 사태 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이미 금감원에는 150건 이상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달 29건에 비해 한 달만에 5배이상 불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외부 전문가의 법률자문을 거쳐 대표 사례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금감원은 DLF 대규모 부실 사태와 관련해 2차 검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분조위를 열 방침이다. 지난주까지 진행된 1차 조사에서 금감원은 두 은행이 관련 법령이나 내규 등을 어기면서 무리하게 상품을 판매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 통상 20~40% 정도의 배상 비율이 책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이번 건은 투자경험이 많은 적격투자자에게 대부분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배상비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나온다.

▲ 지난 17일 키코공동대책위원회 DLS·DLF 파생상품 피해구제 특별대책위원회가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DLF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피해구제 종합 토론회를 개최했다.ⓒ키코공동대책위원회

여기에 키코공대위와 금융정의연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금융시민단체는 DLF 피해자들과 모임을 결성해 형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단체는 앞서 지난 17일 파생결합상품 피해구제를 위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이대순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는 "파생결합상품(DLS, DLF) 자체가 불완전판매를 넘어 상품 자체가 사기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상품의 문제점을 밝혀내면 100% 손배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파생결합증권(DLS) 피해자들의 소송방식도 민사보다 형사로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는 "민사소송은 소송을 건 사람이 피해를 입증해야 한하고, 민사소송은 재판기간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사건이 관심에서 잊혀진 뒤 판결이 나올 수 있다"며 "파생결합상품(DLS, DLF) 사태에 대해 관심이 높을 때 금감원을 활용하면서 형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키코 공대위는 향후 키코 사태를 겪은 전문가들과 함께 파생결합상품 피해자 구제를 위한 연대체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파생결합상품(DLS, DLF) 피해자들이 이번 사태에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소비자원은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 상담센터'를 18일부터 운영 중이다.

상담센터는 금융소비자원과 법무법인 로고스가 공동운영한다. 개인별로 피해구제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담해주고, 분쟁 조정을 원하는 경우 조정에서 주장할 쟁점 준비 방안과 법률문제 등을 조언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DLS 사태는 당분간 더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 해당 사태 수습을 주문한 데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이 오는 10월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앞서 은 위원장은 18일 "최근 파생결합증권(DLS) 등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 우려로 금융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며 "금융업의 근간은 신뢰에서 비롯되는 만큼 부당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없는지 잘 살펴볼 것"이라고 당부했다.

민 의원은 "파생결합상품과 키코(KIKO) 두 가지 사건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번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