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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르노삼성 노조 수석부위원장 "회사 돈 버는 데 구조조정? 말이 되나"

르노삼성, UPH 25% ↓ + '뉴스타트' 희망퇴직 中
"일방적 추진 안 돼···올해 협상 전 우위 선점 의심"
18일 1차 교섭 "지난해보다 힘들 것···끝까지 투쟁"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19-09-14 06:00

▲ 주재정 르노삼성 노조 수석부위원장 ⓒEBN

르노삼성 노사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최근 생산량 감소에 따른 400여명의 감원 계획을 통보했고, 노조는 이를 일방적 구조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수출물량 확보 비상 등으로 '생산 절벽'이 우려되는 만큼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최근 계속된 흑자 상황과 지난해 임단협 합의 위반 등을 거론하며 인력 감축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 부산공장 인근에서 만난 주재정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회사의 감원 방침에 대해 "한 마디로 회사는 돈 버는 데 사람 자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성토했다.

그는 "회사가 현재 시행 중인 '뉴스타트 프로그램'은 노동자를 익히 대우해주겠다는 식으로 과대 포장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사측은 현재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줄이는 한편 유휴인력에 대해 '뉴스타트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퇴직시점을 기준으로 월 급여의 최대 36개월치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주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6년간 회사는 1조7000여억원 달하는 흑자를 봤다"며 "남지 않으면 이렇게 하겠느냐. 이런 상황에서 인력 감축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영업이익은 2013년 445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선 이후 2014년 1475억원, 2015년 3262억원, 2016년 4175억원, 2017년 4016억원, 2018년 3541억원 등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노조는 이러한 흑자 상황과 내년 예상 생산물량에 비춰보면 오히려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수석부위원장은 "회사의 감축 논리는 내년 생산물량이 12만대 수준으로 감소(올해는 16~18만대 예상)하니 인원을 줄여한다는 것인데, 생산물량이 유사했던 2013년(12만9638대) 때의 인원 4385명과 현재 인원 4261명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100여명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가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인력 충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단협 위반"이라고도 주장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6월 체결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근무강도 완화를 위해 직업훈련생 60명을 충원키로 합의한 바 있다.

르노삼성의 생산량은 2017년 26만4037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 내림세다. 지난해 21만5809대를 생산한 르노삼성은 올해 16만대, 내년 12만대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닛산으로부터 위탁생산하는 준중형 SUV '로그'의 생산계약 종료다. 지난해 르노삼성의 생산량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로그 위탁생산 계약은 이달 종료된다. 닛산의 회계연도에 따라 생산은 내년 3월까지 진행될 수 있으나 생산량 자체는 변동이 없다. 지난해에는 로그를 10만대 생산했으나 올해는 노사갈등으로 인해 6만대로 물량이 준 상태다.

이 때문에 내년 2월 국내 출시 예정인 XM3의 수출물량 확보는 르노삼성의 지상 과제다. 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또다른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르노 그룹은 아직 XM3의 수출용 생산공장 배정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XM3의 수출물량 확보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수출용 XM3 생산도 결국 부산공장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XM3 내수 생산 확정 △차세대 하이브리드 엔진 생산 △부산공장의 높은 이익률 등을 근거로 수출용 XM3 생산 역시 부산공장에서 진행될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주 수석부위원장은 "부산공장에 XM3 생산을 위한 설비와 인력 등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다"며 "이런 공장에 수출물량을 배정 안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사측이 XM3 수출물량을 확보하고도 올해 임금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아직 함구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주 수석부위원장은 끝으로 회사가 이번 인력 감원의 일방적 추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UPH 조정은 단협에 따라 상호 협의하고 적정한 절차적 해결과 그에 맞는 수준에서 시행해야 함에도 강제로 시행하려 든다"며 "아직 올해 교섭도 한번 안 한 상태에서 이러한 일방적 추진은 임금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하나의 술책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한 노사는 오는 18일 1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정률 인상(8.01%, 15만3335원) △노조원 대상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인력 여유율 확보 △임금피크제 폐지 △일시금 및 격려금 400만원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주 수석부위원장은 "올해는 지난해 교섭보다 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둘 중 하나 부러지지 않으면 끝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