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20년 04월 05일 16:38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DLS사태 피해자협의회 결성 "조직적 대응 나서겠다"

1인 시위 행태서 벗어나 청와대·금융당국 방문 등 단체행동 추진
"항암치료 받으며 평생 모은 돈 맡겼는데…" 조속한 피해보상 요구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09-07 01:55

▲ ⓒEBN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S 관련 파생금융상품 가입으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협의회는 향후 논의를 거쳐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청와대, 금융당국 등을 방문하는 단체행동을 통해 정부 차원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열린 'DLS(DLF) 피해자 배상 대책 설명회'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설명회 직후 논의를 거쳐 협의회 구성을 결정했다.

금융소비자원이 법무법인 로고스와 함께 개최한 이날 설명회를 찾은 약 150명의 피해자들은 DLS 관련 파생금융상품 구조, 공동소송 신청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이후 질의응답에 나서며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들은 손실우려가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은행 직원의 말만 듣고 예·적금보다 약간이라도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 상품 가입서에 서명을 했을 뿐 본인이 서명을 한 상품이 사모펀드라는 설명조차도 듣지 못했다며 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피해자는 "가입서 서명란에만 내가 서명을 했을 뿐 나머지 내용은 은행 직원이 알아서 채워넣었다"며 "항상 친절하고 적극적이던 PB가 손실이 발생한 이후에는 냉정한 표정으로 투자자의 책임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모습에 배신감마저 느꼈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에 피해사실을 알린 이들 피해자는 단톡방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하다 협의회 구성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각자의 상황과 의견이 엇갈리며 늦은 시간까지 논의가 이어졌다.

피해자들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신청과 공동소송 참여의 차이점, 소송에 참여할 경우 예상소요기간과 투자금 완전회수 가능성, 변호사 비용 등을 문의했으며 조남희 금소원장과 로고스 변호사들은 소송 참여시 예상되는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했다.

금소원 측은 은행들이 손실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은행 직원이 임의로 상품가입서를 작성한 사례가 충분히 확인된 만큼 사기판매 혐의로 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로고스 관계자는 "지난 2013년 발생한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 5개 계열사가 파산하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도 4만9000명에 달해 대법원 판결까지 4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됐다"며 "하지만 DLS사태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상품을 판매했으며 피해자도 3700명 정도이므로 그리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소원을 통해 공동소송에 참여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소송준비를 시작하면서 청구하는 착수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당장의 돈보다 금융정의 실현을 추구하는 로고스의 기업철학에 따라 승소시 받는 수임료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낮췄다"고 덧붙였다.

DLS사태와 유사한 사례로 거론되는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 대법원 판결까지 4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다는 이야기에 일부 피해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피해자는 "평생 모은 돈을 은행 직원의 말만 듣고 맡겼다가 손실이 발생했는데 소송에 참여해 몇년씩 힘든 싸움에 나선다고 투자금 전액을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 아니냐"며 "현재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분쟁조정으로 짧은 기간 내에 어느정도 보전받을 수 있다고 하면 고민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논의를 통해 협의회를 이끌어갈 집행부를 구성하고 연락처를 공유하며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논의과정에서 우리은행 피해자와 하나은행 피해자가 각각의 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같은 은행이라도 서로 가입한 상품의 종류가 제각각인데다 단체행동에 나설 때는 가급적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하나의 협의회에서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경남 등 멀리서 오신 분들도 상당수 있었으나 서울 및 수도권에 살고 있는 가급적 젊은 피해자 위주로 집행부를 구성했다"며 "지금까지는 은행 본점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서는 정도가 전부였으나 앞으로는 청와대, 금융당국 등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