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10 | 03
23.3℃
코스피 2,561.69 31.58(-1.22%)
코스닥 762.13 1.75(-0.23%)
USD$ 1,306.9 -12.7
EUR€ 1,446.2 -27.9
JPY¥ 910.3 -14.3
CNH¥ 186.9 -1.9
BTC 82,435,000 57,000(0.07%)
ETH 3,224,000 95,000(-2.86%)
XRP 728.3 77.9(-9.66%)
BCH 430,500 300(-0.07%)
EOS 633.6 10.6(-1.65%)
  • 공유

  • 인쇄

  • 텍스트 축소
  • 확대
  • url
    복사

산요 품에 안은 파나소닉, 한국서 ´신고식´

  • 송고 2011.03.08 13:35 | 수정 2011.03.08 23:56
  • 박영국 기자 (24pyk@ebn.co.kr)

4월 1일 본사 및 각 해외법인 통합 출범

산요 인수를 통해 일본 최대 전자기업으로 등극한 파나소닉이 오는 4월 1일 통합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일본 본사 합병과 함께 양측의 해외 법인도 이날 통합 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의 한국 법인인 파나소닉코리아는 오는 9일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산요코리아 흡수합병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의 산요 흡수합병은 ´일본 전자기업의 전성시대´ 마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80~90년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등을 앞세워 한국을 비롯한 세계 전자제품 시장을 주름잡던 소니, 아이와, 파나소닉, 산요 등 일본의 주요 전자기업들 중 하나가 사라지게 된 것.

특히, 산요의 대주주였던 골드만삭스와 다이와증권이 한때 인수 기업으로 한국의 삼성전자 등을 거론했던 점을 감안하면 산요의 몰락은 ´일본 전자산업의 굴욕´으로 기록될 뻔했다.

산요, 60년만에 파나소닉 품으로
산요를 품에 안게 된 파나소닉은 역사적으로 산요의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기업이다. 파나소닉과 산요는 같은 뿌리에서 태동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1947년 마쯔시타전공(현 파나소닉전공) 창업자인 마쯔시타 고우노스케(松下幸之助)의 처남 이우에 토시오(井植歲男)가 마쓰시타전공으로부터 공장을 양도받아 설립한 기업이 바로 산요전기다. 이 회사는 3년 뒤인 1950년 산요전기주식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두 회사는 각자의 길을 걸어오다 마쯔시다는 지난 2008년 10월 파나소닉으로 사명을 바꿨고, 같은 해 11월 파나소닉이 산요전기 인수를 발표하면서 두 기업의 합병 추진이 시작됐다. 60여년 만의 재회인 셈이다.

파나소닉의 산요 인수 배경으로는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가 거론되고 있지만 사실 산요의 경영 악화는 지난 2004년부터 문제시됐었다.

다수의 일본 전자기업들이 제각기 세계 시장에서 ´선전´했던 전성기가 지나고,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후발 기업들에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본 전자기업들을 정리할 상황이 오게 된 것.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한 산요는 지난 2006년 3월 미쯔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 골드만삭스, 다이와(大和)증권SMBC 등 금융 3사를 인수처로 총 3천억엔의 우선주를 발행했다.

당시 산요 관계자는 "사업 확장으로 경영위기에 빠졌고, 증자하지 않으면 회사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해 위기 상황임을 시사했다.

우선주 발행 직전, 20여년간에 걸쳐 사장과 회장직을 역임한 최고고문 이우에 사토시(井植敏)는 다른 증권회사 한 곳을 인수처로 삼고 3천억엔의 전환사채를 발행을 계획, 2월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제안했지만, 산요는 이미 우선주 발행을 결정한 상태였다.

이후 대주주 3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등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 왔고, 지난 3월말 결산에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2008년 전세계를 휩쓴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결국 파나소닉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파나소닉으로의 피인수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지난 2008년 7월부터였다.

후지산케이에 따르면, 산요전기 창업자의 손자이자 전 사장인 이우에 토시마사(井植敏雅, 현 특별고문)는 당시 주위 인물들에게 "은행과 마쯔시타(파나소닉)가 무언가 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가을에 움직일 것"이라는 언질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 4월 1일부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가 경영진으로부터 상담이나 보고를 받을 일은 없었으나, 보통주 환산 발행 주식의 약 70%에 해당하는 우선주를 보유한 대주주인 금융 3사의 양도 제한 만료 시한이 가까워지고 있었기에 이들이 조만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직감한 것.

실제, 대주주 3사는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산요에 안면을 바꿨다.

골드만삭스나 다이와증권이 이익을 내다볼 수 있을 때 산요주를 팔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치면서 산요와 주주간의 의사소통은 차단되기 시작됐다.

매각처로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삼성전자 등이 거론됐지만,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한 일본 경제산업성이 난색을 표명, 보류됐다.

결국, 산요의 ´아버지´ 격인 파나소닉이 다시 산요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밑그림이 그려졌다.

인수금액, 리튬이온전지 독점문제 ´난관´
물론, 인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당장 대주주들과의 인수 금액 조율이 큰 문제였고, 각국 정부의 독점금지 조항도 피해가야 했다.

산요의 대주주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골드만삭스, 다이와증권SMBC 등 금융 3사는 우선주 49.78%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의결권의 70%에 달했다.

파나소닉은 이들의 보유 지분을 주식공개매수(TOB) 방식으로 인수할 방침이었으나 파나소닉이 제안한 매수가격은 주당 120엔(약1천600원), 금융 3사의 매각 의향 금액은 주당 250엔으로 격차가 너무 컸다.

특히,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3천789억6천만엔의 적자를 낸 파나소닉으로서는 총액 6천만엔에 육박하는 인수 금액 마련은 무리였다.

한달여 간의 협상 끝에 파나소닉은 산요의 자산사정과 양사의 사업이 조화를 이루며 발생할 상승효과 등을 감안, 기존 제시액보다 10엔가량 높은 주당 130엔 전후의 매입가격을 제시했고, 대주주들 중 파나소닉과의 협상에 가장 부정적이던 골드만삭스 역시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당 131엔으로 합의했다.

인수 금액 합의 시점은 2008년 12월이었으나, 파나소닉의 산요 인수에는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미국과 EU,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의 독점금지 조항과 관련된 것으로, 양사가 보유한 리튬이온전지 사업의 높은 점유율이 문제였다. 이 시장에서 산요는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었고, 파나소닉 역시 5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결국, 파나소닉은 배터리 공장 한 곳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EU, 중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고, 인수 합의가 이뤄진 지 1년 만인 2009년 12월 산요 지분 50.2%의 공개 매수를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산요와 함께 지난 2004년 자회사로 편입한 파나소닉전공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완전 자회사화했다.

난립된 日전자기업 합종연횡 신호탄?
파나소닉의 산요 인수는 단순히 ´경영악화로 흔들리던 기업의 피인수´라기보다는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계 재편´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일본이 보유한 전기전자관련 대기업은 9사에 달하며, 이들 대부분이 TV나 냉장고 등 범용화된 가전제품을 일률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이 포화상태가 되고 있는데다 해외시장도 삼성전자 등에게 점차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5%에도 못 미치는 파나소닉으로서는 포화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 확보와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필수였다.

이번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파나소닉은 산요의 최고 강점인 2차전지분야와 파나소닉전공의 주택설비기기를 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선 산요의 백색가전(냉장고, 세탁기 등) 사업 등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거나 중단하고, 리튬이온배터리나 태양전지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때 가전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으나, 지금은 한국과 중국 업체들에 밀려 사양길을 걷고 있는 가전 분야를 축소하고 경영통합을 통해 신성장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것.

이같은 파나소닉의 움직임은 앞으로 일본 전자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해외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간 합병을 통해 성장성이 있는 사업은 규모를 확대하고 부실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08년 일본 빅터(Victor)와 KENWOOD가 경영통합을 단행한 바 있으며, LCD 패널과 반도체 사업에 대한 사업 제휴가 추진되는 등 일본 전자기업 내 구조조정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최초의 대형 전자기업간 합병으로 기록된 파나소닉의 산요 인수는 구조조정을 망설이고 있는 일본 내 다른 전자기업들에게 좋은 참고사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황

코스피

코스닥

환율

KOSPI 2,561.69 31.58(-1.22)

코인시세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시세제공

업비트

10.03 11:25

82,435,000

▲ 57,000 (0.07%)

빗썸

10.03 11:25

82,351,000

▲ 45,000 (0.05%)

코빗

10.03 11:25

82,403,000

▲ 66,000 (0.08%)

등락률 : 24시간 기준 (단위: 원)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